불교예절: 큰절, 합장, 차수, 반배

2007.12.14 10:24

bultasa Views:9237

1) 큰 절

불자들이 삼보에게 세 번 큰절을 올리는 것은 상습입니다. 인도식 큰절을 오체투지라고 하는 데 머리와 다리, 팔, 가슴, 배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도록 엎드려 절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우리도 닿는 부분은 다섯이나 인도와는 닿는 부분이 다릅니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에서 하는 절을 오체투지라고 부르는 이가 많이 있습니다만 좀 무리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 식 절을 큰절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큰절의 예법은 자신을 낮추고 낮추고 또 낮추어 밑이 없는 데까지 낮아져, 자신의 모든 아만과 교만심이 저절로 사라져서 상대방에게 한없는 존경심을 표시하게 되고 삼보에게 귀의하는 순수한 마음이 생기게 하는 경건한 의미가 있습니다.  큰절하는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지극한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서 7배, 21배, 108배, 1080배, 3000배를 해도 가장 마지막 절을 할 때는 한 번만 고두례(叩頭禮)를 합니다.

고두례의 뜻은 ‘부처님의 법을 이제 내가 일심(一心)으로 받습니다’라는 뜻이므로 가장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해야 합니다.

고두는 절을 몇 번하든 맨 마지막에 하는 예입니다.


절을 하는 열가지 공덕은 하심에서 오는 공덕이다

①아름다운 몸을 받게 되고
②무슨 말이나 남들이 믿으며
③어느 곳에서라도 두려움 없으며
④부처님께서 항상 보호하시며
⑤훌륭한 위의를 갖추게 되며
⑥모든 사람들이 친하길 바라며
⑦천인(天人)이 사랑하고 공경하며
⑧큰 복과 덕을 갖추게 되며
⑨명을 마치고는 극락세계 태어나며
⑩마침내 열반을 증득한다.

이러한 공덕은 지심으로 자신의 교만한 마음을 꺾고 삼보를 정성껏 받들어서 지성으로 절할 때 이루어진다. 절이라는 방법으로 모든 것을 비울 때 참다운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되고 나아가 전신운동으로 건강이 좋아지며, 이에 따르는 모든 공덕을 얻게 된다.

상단의 부처님에게 예경이 끝나면 다음에는 중단(中壇)에 삼배를 올립니다. 중단(中壇)에는 제석천왕, 사천왕, 대범천왕,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긴나라, 가루라, 마후라 등 팔부신장 혹은 104위 신중(神衆)님들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신중단(神衆壇)이라고도 합니다. 불법을 수호하고 불법을 널리 전파하는 신도님들을 옹호하시는 신중님들은 보통 탱화로 모셔져 있습니다.

중단에 삼배를 올리는 요령은 상단에서 한 것처럼 하면 되는데, 이 때, 선 자리에서 중단 쪽으로 방향만 바꾸고 그냥 절을 하면 되고 중단 앞까지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영가(靈駕)를 모시는 곳을 영단(靈壇) 혹은 하단(下壇)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끝없이 윤회하는 인생이라는 의미에서 나와 모르는 영가라고 하더라도 영단을 향해 절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단 영단에는 고두례를 하는 법이 아닙니다.


♧큰절하는 순서

①자신을 낮추고자 참회하는 마음으로 차려의 자세로 합장한 채 선 다음 반배를 한다.
②합장하고 서 있는 자세에서 그대로 무릎만 꿇는다.
③오른손을 땅에 댐과 동시에 발등이 땅에 닿도록 꿇어앉을 때 취하는 것과 같은 발 모양을 한다. 이때 왼발이 오른발 위에 포개져서 X자가 되게 한다.
④왼손과 이마를 땅에 댄다. 이때 두 손의 간격은 두 손 사이에 머리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벌린다.
⑤손을 뒤집어 약간 귀 위로 들어올려 부처님을 받드는 모습을 한다.
⑥다시 손바닥을 땅에 대고 머리를 들며 왼손을 가슴에 댄다.
⑦오른손을 들며 일어나 앉아 합장한다.
⑧일어서서 처음 절을 시작할 때의 자세로 돌아간다. 같은 식으로 절을 두번째 한다.
⑨세 번째(마지막) 절은 ⑤번까지는 위와 같다.  
⑩다시 손바닥을 땅에 대고 머리를 들고  합장한다.
⑪다시 손바닥을 땅에 대고 머리를 땅에 댄다.
⑫머리를 들고 왼손을 가슴에 댄 다음, 오른손을 들며 일어나 앉아 합장을 한다.
⑬일어서서 처음 절을 시작할 때의 자세로 돌아간다.
⑭다시 반배를 한다.
⑮마지막 절할 때의 격식을 고두례(叩頭禮)라고 한다.

2) 합장(合掌)

합장은 원래 고대 인도 사람들의 경례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현장 법사가 쓴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에도 인도 사람들의 아홉 가지 절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 중에 불자들은 합장을 경례로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도 불교의 전래와 함께 합장의 경례법이 전래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합장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합장 법은 건실심(健實心) 합장법과 여미개연(如未開蓮) 합장 법입니다.

건실심(健實心) 합장은 두 손을 합하고 손바닥을 틈 없이 꼭 붙이는 합장이고 여미개연 합장은 두 손을 합하면서 두 손바닥 사이를 텅 비게 하여 마치 연꽃 봉오리처럼 합장하는 법입니다.

합장을 할 때는 두 팔꿈치를 옆구리에 붙이고 마주한 손바닥은 명치 끝 부근에 갖다 대도록 하며, 머리를 약간 숙이는 것이 일반적인 합장의 바른 자세입니다.

합장이 뜻하는 바는 글자 그대로 두 손바닥을 모아서 경례한다는 뜻이지만, 부처님을 합장 공경(恭敬)하고 높은 덕을 찬탄(讚歎)한다는 뜻입니다. 또 이 의미는 우주의 만 법을 절대의 ‘한 마음의 경계’로 모아서 통일의 자세를 취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즉 마음을 모으고 정신을 통일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불자들 사이나 윗사람에게 경례의 뜻으로 합장할 때는 나와 네가 둘이 아니라 하나의 진리 위에 합쳐진 한 생명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합장을 해야 합장하는 순간 스스로의 마음이 깨끗해지고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정신에서 자기를 낮추고 상대를 공경하는 마음이 우러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합장을 받는 상대도 스스로 머리가 수그러져 합장하는 사람을 공경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생겨나는 것입이다.


♧합장 요령

①두 손바닥이 밀착하여 빈틈이 없어야 한다.
②두 손가락은 서로 맞대고 있어야 하고 어긋나면 안 된다.
③특히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은 따로 떨어지면 안 된다.
④손가락을 벌리면 안 된다.
⑤합장한 손은 명치 끝 부근에 닿도록 한다.
⑥두 팔꿈치는 양 겨드랑이에 밀착한다.

이러한 깊은 뜻을 가지고 있기에 합장은 인사 및 예불, 법회 등 불교 생활 전반에 걸쳐 가장 많이 쓰이는 예법입니다. 합장 그림이 뒤쪽에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3) 차수(叉手)

차수(叉手)는 말 그대로 손을 교차한다는 뜻으로 평상시 도량에서 손을 쓰지 않을 때 하는 자세입니다. 손에 힘을 주지 말고 자연스럽게 손가락 부분이 서로 교차되게 하여 왼손의 손가락 부분을 오른손으로 가볍게 잡고 단전 부분에 대고 있는 자세입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손을 바꾸어 왼손으로 오른손을 잡아도 무관한데, 어느 손이 위로 하는가 하는 문제는 사람마다 편하게 하면 됩니다.

서 있을 때나 앉아 있을 때에도 같은 요령으로 자세를 취할 수 있습니다.

법문을 들을 때나 어른 앞에 서서 이야기를 들을 때나 법당 앞, 경내를 걸을 때 차수를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차수는 앉거나 섰을 때 또는 경내를 걸으면서도 취하는 보편적인 자세입니다. 특히 어른이나 스님과 이야기할 때 손을 뒷짐지지 말고, 차수를 해야 합니다.

차수를 하는 마음가짐도 합장할 때와 근본적으로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의존하는 연관된 관계로서 존재하고 생멸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너를 떠난 나는 없고 또한 나를 떠난 너도 없습니다. 피차가 서로 공경하고 존경하는 아름다운 자세, 이 때 너와 내가 둘이 아닌 일심 평등의 대원칙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차수 요령

①손에 힘을 빼고 왼손의 손가락으로 오른손을 감싸듯 잡는다.
②잡은 손을 단전 위에 가볍게 얹는다.

4) 반배(半拜)

불자가 부처님이나 불탑, 그리고 스님들에게 절을 올리는 것은 큰절을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큰절을 하기 적절하지 않을 때는 반배를 합니다.

반배는 큰절과 취하는 동작만 다르지 그 근본 정신은 큰절과 조금도 다름이 없습니다.

반배를 하는 경우를 열거하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①일주문을 들어서서 법당을 향해 절할 때.
②절 입구를 들어서며 법당을 향해 절할 때.
③옥외의 불상(佛像)이나 불탑(佛塔)에게 절할 때.
④스님이나 법우를 실외에서 만났을 때.
⑤큰절을 할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 절할 때.
⑥큰절을 하기 전과 마친 다음.
⑦불전에 향, 초, 꽃 등 공양물을 올리기 전후.
⑧법당에 들어선 후.
⑨법당에서 나올 때 부처님을 향해서.
⑩음식을 먹기 전과 먹은 후.
⑪경전을 읽기 전후.
⑫야외 법회 때.
⑬탱화나 벽화 등 불화를 대할 때.
⑭기타 예를 표시하고자 하는 모든 경우.

서서 반배를 하는 경우에 이를 ‘합장 반배’라고 하는데 이는 합장을 한 자세에서 그대로 허리를 굽혀서 절하는 자세를 말한다. 이때 허리를 굽히는 각도는 60-90도로 숙이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90도 이상 숙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앉아서 반배하는 경우도 서서 반배하는 경우와 다를 바 없습니다. 다만 서고 앉아 있다는 차이뿐이니 꿇어앉은 채 고개를 깊이 숙이고 허리를 굽혀서 합장한 자세로 절합니다. 반배 그림은 뒤쪽에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반배 요령

①합장한 채 허리를 60-90도로 굽혀 절한다.
②손끝이 위를 향하게 하고 합장이 흐트러지지 않게 한다.
③몸과 손이 일체가 되어 함께 움직인다.
④손과 몸을 좌우로 흔들리면 안 된다.
⑤고개를 약간 숙이고 눈은 코끝을 볼 정도로 낮게 주시한다.
⑥앉아서 반배를 올릴 때는 꿇어앉은 자세를 취한다.
⑦반배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 습관 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