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큰 법당(대웅전)

사찰에 들어와서는 매우 급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가장 먼저 그 사찰의 본당(本堂), 화계사의 경우 대웅전(大雄殿)에 들어가서 부처님에게 참배를 드려야 합니다.

가령 지장전에 기도를 올리러 절에 왔거나 스님에게 볼일이 있어서 절에 왔거나 혹은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절에 왔든 어떤 목적으로 절에 왔더라도 먼저 그 절의 본당을 참배한 다음 자기가 목적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 예의입니다.

법당에 올라가는 계단은 넓은 중앙 계단과 좌우에 마련된 계단이 있는 절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중앙 계단으로 올라가지 말고 좌우에 마련된 계단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중앙 계단은 법납이 높으신 스님들이 다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화계사 대웅전과 같이 법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하나밖에 없을 경우에는 그 계단의 중앙을 지나가지 말고 한 쪽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이 때, 스님이나 연장자를 만나면 길을 양보하고, 스님이 지나간 다음에 천천히 올라가도록 해야 합니다.

법당으로 들어가는 문은 보통 법당의 정면에 큰 중앙문이 있고 양쪽에 작은 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작은 문으로 일반 신도님들은 들어가야 합니다. 법당 중앙에 있는 큰문은 주지스님이나 큰스님들이 출입하는 문입니다.

법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어야 합니다.

법당 앞에 신발을 벗을 때, 우리의 마음을 정돈하고 정성을 모으는 것처럼 벗어 놓은 신발도 법당 앞에 가지런히 정돈해야 합니다. 신발 끝이 밖을 향하도록 가지런히 정돈해서 나갈 때 편리하게 신고 가도록 해야 합니다. 화계사 대적광전의 경우 신발장에 가지런히 정돈하시면 되겠습니다.

법당은 부처님이 계시는 곳이고, 스님과 불자님들이 정성을 모아 부처님을 예경하고 정진하는 신성한 장소이므로 항상 최상의 예절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문을 열 때도 조용히 두 손으로 열며 난폭하게 열거나 소리가 나게 열지 않는 것이 예의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왼손으로 오른손목을 받치고 오른손으로 문고리를 잡은 다음, 문을 약간 위로 들어올리면서 천천히 열어야 합니다.

문을 연 다음 법당을 바라보는 쪽에서 오른쪽 문으로 들어갈 때는 오른 발이 먼저 들어가야 하고, 왼 쪽 문으로 들어갈 때는 왼발이 먼저 들어가야 합니다. 들어가면서 부처님을 내 엉덩이 보다 내 가슴이 바로 향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발을 먼저 내딛는가 하는 것은 부처님에게 바치는 내 정성이므로 틀리지 않아야 합니다. 뒤 쪽 그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법당 안에 들어서면 부처님을 모셔둔 단을 상단(上壇)이라고 하고 상단 정면을 어간(御間)이라고 하며, 상단을 마주보는 문을 어간문(御間門)이라고 합니다. 우선 상단의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반배를 올립니다. 혹 뒤따라 들어오는 다른 법우들이 있을 때는 그들의 출입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한쪽으로 비켜서서 반배를 올려야 합니다.
중단이든 영단이든 참배가 모두 끝나면 다시 상단을 향해서 반배를 올립니다. 이로써 법당 안에서 하는 모든 참배의 예가 끝납니다.

이제 법당을 나가야 하는데 촛불을 끄는 요령과 화재 주의 사항은 위에서 설명한바 있습니다.

법당을 나갈 때는 문 앞에 서서 부처님에게 반배를 올리고 나서, 문 쪽을 향해서 오른쪽 문으로 나갈 때는 오른 발, 왼 쪽 문으로 나갈 때는 왼발부터 먼저 나갑니다. 문을 닫을 때도 열 때와 같은 방법으로 조용히 소리 나지 않게 두 손으로 닫아야 합니다.

이로써 법당 참배가 완전히 끝났습니다.



(1) 향공양

그리고 부처님에게 향이나 초를 공양하기 위하여 우선 상단 부처님 앞으로 걸어갑니다. 이 때 소리가 나지 않게 발꿈치를 약간 들고 합장한 채 조용히 걸어가는데, 부처님에게 절을 하고 있는 다른 법우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그들의 머리맡을 지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법당의 어간(御間)을 지나지 않으며, 부득이하게 지나가야 할 때는 합장한 채 머리를 숙이고 조용히 지나가야 합니다.

부처님에게 초와 향을 공양하기 위해 초와 향을 준비해 왔을 때 이미 다른 사람이 초와 향을 피워 놓았다면 준비한 초와 향을 그대로 불전(佛前)에 올리고 삼배만 하면 됩니다.  

올리는 향은 불을 붙이면 좋은 냄새가 나고 인체에 독소가 없는 물질로 만든 향입니다. 그러나 좋은 향기로서의 향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향을 사르는 것은 곧 자기 몸을 사러 부처님에게 공양하고자 하는 마음을 상징하고 향기로운 냄새와 맑은 연기는 자기 몸을 사르는 향기와 연기를 의미하며 이 향기와 연기가 온 세상에 풍기어 세상을 향기롭게 맑게 하고자 하는 불자의 정성스러운 마음을 그대로 나타내 주는 것입니다. 한 자루의 향이 탈 때 중도에 끊어짐이 없고 끝까지 타기를 바라는 우리들의 마음은 우리들의 신앙과 부처님에 대한 존경이 이어짐을 상징하며 끝까지 해탈을 구하고자 하는 우리들의 참된 수행의 세계를 상징하는 소중한 향입니다. 이러한 고귀한 향을 올리는 우리의 마음도 향 못지 않게 깨끗하고 향기롭고 지속적이어야 하겠습니다.


♧향 올리는 요령

①부처님에게 자기 몸을 사러 공양코자 하는 마음으로 향이 든 함 앞에 나아가 반배를 올린다.
②두 손으로 향을 한 개 집는다.
③오른 손으로 향을 잡고 왼 손으로 오른 손을 받치고 향에 불을 붙인다.  이 때 촛불에 향을 붙여도 좋다.
④불이 붙은 향을 두 손으로 받들어 머리 위로 올린다.
⑤향로에 똑바로 꽂는다.
⑥세발 뒤로 물러서 반배를 올린다
⑦합장한 채 뒷걸음으로 물러선다.

(2) 초공양

부처님 앞에 이미 다른 사람이 촛불을 켜 놓았거나 향을 켜 놓았다면 자신의 초를 켜고 향을 사르기 위해 다른 사람이 켜 놓은 촛불을 끄거나 사른 향을 뽑아 버리는 행동을 하면 안됩니다. 준비한 초와 향을 그대로 불전에 올리는 것도 진실된 공양이 됩니다. 부처님은 공양 올리는 불자의 마음과 정성을 충분히 아시고 기뻐하십니다. 촛불을 켜고 켜지 않는 것이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초공양을 올리고자 하는 불자 자신이 초공양을 하는 의미를 마음 깊이 되새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초는 자신의 몸을 상징합니다. 그러므로 촛불은 자신의 몸을 불살라 이 세상의 어두운 무명(無明)을 밝히는 한 줄기 밝은 빛을 상징합니다. 밝은 빛은 지혜를 상징하고 지혜는 부처님 법을 배우고 실천함에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불자들이 자기 마음의 무명을 씻는 마음으로 법당에 들어가면 꼭 촛불을 밝힙니다. 초가 타 내려가는 것을 내 몸이 타 내려가는 고통과 괴로움으로 보려고 간절하게 노력할 때, 촛불이 내 마음의 무명을 밝히는 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먼저 내 마음의 무명을 밝힘으로서 어두운 세계를 밝히는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 공양 가운데 초와 향 공양을 으뜸으로 여겨오는 이유는 이러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촛불 공양을 올릴 때는 늘 화재의 위험도 따르므로 각별히 조심하고, 법당을 마지막 나올 때는 반드시 촛불을 끄고 다른 기물을 확인하고 화재 등의 염려가 없나 살핀 다음 나와야 합니다.


♧촛불 공양 요령

①자기 몸을 사러는 빛을 부처님에게 공양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촛대앞에 나아가 부처님에게 먼저 반배를 올린다.
②성냥에 불을 붙여서 두손으로 받들어 촛불을 붙인다.
③불을 붙인 다음 합장한 채 뒤로 3걸음 물러서 반배를 한다.
④자기 자리로 돌아가 부처님에게 삼배를 올린다.
⑤예배가 끝나면 합장한 채 촛불을 끄러 촛대 앞으로 간다.
⑥촛불 소등기로 촛불을 끈다.(법당에 다른 법우가 있을 때는 촛불을 끄지 않는다)
⑦화재의 위험이 없나 확인한다.

(3) 공양(供養)

가) 불공(佛供)드릴 때

부처님께 공양(供養)을 올리는 것을 불공(佛供)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불공을 드리는 데 여러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첫째로, 우리의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아 괴로움과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그 고난을 하소연하고 벗어나고자 하는 기원을 올리려는 마음이 그것입니다. 하고 있는 사업이 무난히 성공하길 바라고, 건강치 못한 가족이 건강하길 원하고, 풍족하지 못한 살림이 넉넉하길 원하며, 모든 어려움을 벗어나 안정되지 못한 마음을 편안케 하고자 불공을 올립니다.

둘째로, 여러 가지 일이 뜻대로 또는 의외로 이루어졌을 때 감사하는 기쁜 마음으로 불공을 올립니다. 바라던 소원이 성취되었거나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부처님을 찾고 절을 찾아 은혜에 감사하는 불공을 드리게 되는 것입니다.

셋째로, 일의 성패와 고난과 행운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항상 부처님의 커다란 위신력과 대자대비의 공덕을 존경하고 본받기 위한 수행으로, 자기 자신의 성찰과 무량한 공덕으로 민족과 온 세계와 중생의 평화와 안락을 갈구하는 염원으로 불공을 올리게 됩니다.

위의 세 경우 중 어느 불공이 더 좋다고 분별할 수 없습니다. 각자의 선근의 근기와 수행의 정도에 따라 불공하고자 하는 이유가 있게 마련입니다. 모두가 각자의 주어진 형편에서는 좋은 불공이고 마땅한 불공입니다.

나) 불공드리는 정성

불공을 올리려는 마음가짐에서부터 준비하는 과정까지 깊은 정성이 우러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정성은 깊은 신심(信心)에서 우러나오는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합니다. 기필코 이루리라는 굳은 바람과 올바른 믿음이 성취를 가져오는 근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 공양물은 청정하고 후덕하게 한다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은 청정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부정하게 준비한 것이나 부정한 마음을 지녔을 때 참된 불공이 되지 못합니다.

“삼륜청정(三輪淸淨)하여 불위도용(不違道用)이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공양을 올리고 베풀려는 사람이나, 공양 물이나, 공양 받는 사람이나 모두 청정하여 도(道)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청정(淸淨)한 마음으로부터 준비하는 공양 물이 청정하여야 하니 맑고 청정한 옥수(玉水), 좋은 향, 싱싱하고 아름다운 꽃, 잘 익은 과일과 공양미 그리고 요즈음에는 현금 등이 이지러지거나 부서짐이 없이 온전한 것이어야 하며, 또한 떳떳하게 준비되었을 때 청정한 공양 물이 될 것입니다.

또한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인색하지 않고 후덕해야 합니다. 내가 갖고 있지 않은 물건을 사야 할 때에는 값을 깍지 않는 법입니다.

“싸고 비싼 것을 다투지 않고 한번 사기로 값을 정하였으면 아무리 싼 것이 있더라도 그것을 버리고 다른 것을 사지 말고, 다른 이가 흥정하거든 피하여 살 것이며 부처님께 공양하는 꽃은 그 질과 향기가 가장 좋은 것을 택하되 냄새를 먼저 맡지 말며, 시든 것은 골라내고 새 것을 공양하며 시든 것은 땅에 밟게 하지 말고 한쪽에 잘 버려야 한다.”(사미율의)

라) 공양을 올릴 때 정중하고 조심스레 올린다

공양 물을 불전에 올릴 때는 정중하고 조심스레 올려야 합니다. 두손으로 받쳐서 이마 위로 올려야 하니 잘못하여 눈과 코와 입에서 부정한 것이 떨어질까 조심하여야 합니다.

공양 물을 담는 그릇도 깨끗이 할뿐만 아니라 집고 놓음에 안전하게 하며 함부로 하여서는 안됩니다. 만일 두 손으로 받들기에 어려운 높은 곳이나 먼 곳이어서 한 손을 쓸지라도 또 한 손을 받쳐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4) 기타 법당에서 주의할 일

가) 의식 중엔 법대로 해야 한다.

의식을 할 때는 혼자 할 때나 스님과 더불어 여럿이 함께 할 때나 여법(如法)하게 행해야 하니 절을 해야 할 때에 앉아 있거나 조용히 축원할 때에 돌아다녀서는 안 됩니다.

잘 알지 못하는 일은 스님께 여쭈어 보고 또한 스님이 하시는 대로 함께 따라서 하면 제일 무난한 일입니다. 스님이 일어설 때에 일어서고 예배드릴 때 예배하며 정진할 때에 함께 염불을 드리면 됩니다.

특히 축원을 올릴 때 마음을 다른 데 두어 산란하게 하거나 잡생각과 행동으로 일심을 잃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의식이 모두 끝나기 전에 혼자 나가버리는 일도 삼가야 할 것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이 여일 하니 마음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불공을 올리는 일이 모두 끝나게 되면 다시 부처님과 스님께 합장 인사하여 감사의 뜻을 표하여야 합니다.

나) 법회에서 설법을 들을 때

법회에서 설법을 들을 때는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해야합니다. 우리는 불교를 알고자 할 때 스님을 찾아 뵙고 설법을 듣게 됩니다. 설법을 들을 때는 혼자 들을 때도 있고 또 대중이 모여 함께 듣는 법회에 나가 들을 때도 있습니다.

법을 듣는다는 것은 불교를 배우는 데 가장 첫걸음이 되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법을 들을 때는 『모름지기 잘 들어서 생각하고 생각하여서 닦아 행하라. 이것이 세 가지 지혜니라(須聞而思 思而修 是三慧也)』라 합니다.

또한 말 구절만을 기억하여서 이야기꺼리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하여 귀로 듣고 입으로 흘려 버리면 부처님 법을 배우려는 불자들의 마음가짐이 아니라고 경계합니다. 설법을 잘 듣기 위해서는 먼저 그 몸과 마음이 단정해야 하고 예의범절이 있어야 합니다. 먼저 법문을 듣고자 할 때에는 의복을 단정히 하고 공경스럽게 삼배(三拜)를 드려 설법하시기를 청해야 합니다.

설법을 들을 때에는 단정히 앉아서 두리번거리거나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지 말고 큰기침이나 소리를 내지 않으며 다른 사람과 소곤거리지 않으며 손이나 발로 딴 짓을 하여서 마음을 다른 곳에 두어서는 안됩니다. 오로지 법문의 뜻이 무엇인가 귀기울여 경청할 것이요, 또한 깊이 생각하고 마음에 새겨야 할 것입니다.

다) 늦게 참석하였을 때

혹시 법회에 갔을 때 늦게 참석하여 이미 법회가 시작되었으면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살며시 자리잡고 앉아야 합니다.

이 때에는 향을 사르거나 촛불을 켜거나 또 큰절을 한다하여 앞에 나가 번잡하게 해서는 안되고 합장 반배한 뒤 가만히 참석하였다가 법회가 끝난 뒤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설법 도중에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나가는 것은 큰 실례이며 부득이 피치 못할 일이 있을 때는 미리 맨 뒷자리에 앉았다가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살며시 일어나야 합니다.

설법을 들을 때 마음가짐으로 두 가지를 경계하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절벽에 부딪힌 것과 같이 어렵다는 생각을 내어서 물러날 마음을 갖지 말며, 흔히 들은 말이라 생각하여 쉽다는 마음을 내지 말고 모름지기 생각을 비우고 들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또 설법하시는 스님을 가벼이 생각하면 나아갈 바가 없고 얻는 것이 없게 되는 것이라 비유하여서 “어떤 사람이 밤중에 길을 가는데 죄인이 불을 밝혀준다 하여 그 불빛을 받지 않으면 구렁에 떨어지리라”고 하시는 말씀도 있습니다. 설법을 들을 때는 마치 살얼음을 밟듯이 눈과 귀를 기울여서 들어야 합니다.

설법이 끝나면 감사의 예를 드리고 조용히 일어나 물러 나와야 합니다.

만일 의심스러운 일이 있으면 스님에게 다시 물어보아도 상관없으나 스님의 형편과 시간을 존중해서 무리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