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參禪)

2007.06.2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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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參禪)


참선(參禪)이란 선정(禪定)을 참구(參究)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진여삼매(眞如三昧)에 들어가고자 하는 지관(止觀)수행입니다. 지관(止觀)수행은 모든 것을 멈추고 고요하기 위해서 관(觀)하는 수행이므로 먼저「고요한 곳」에 머물러야 합니다.

①「고요한 곳」에 머물기 위해서는 다음 다섯까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첫째는 고요한 산림에 머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약 도시에 머물면 반드시 소란스러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계(戒)를 지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함이 바람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업장(業障)이 두터워져 번뇌가 치성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입고 먹고 잘 곳이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식주(衣食住) 걱정이 생기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넷째는 선지식(善知識)의 지도를 받을 수 있음이 바람직하다. 참선을 위한 화두의 간택과 정진 도중에 나타나는 갖가지 경계에 대한 간별의 지도를 꼭 받아야 하며, 스스로 깨닫는 것이라고 혼자 마음대로 하다가는 십중팔구 길이 어긋나 각종 선병(禪病)에 걸리기 쉽습니다. 그리고 자기의 잘못을 자기가 발견하기 어렵고 잘못 습(習)이 들면 고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섯째는 참선 외 모든 반연(攀緣)을 쉴 수 있음이 바람직합니다. 참선하는 동안 집안일 직장일 친구와의 연이 복잡하면 고요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방하착(放下着)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러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단정히 앉아」야 합니다.

처음 참선하는 사람은 대중과 함께 하는 선방(禪房)이 참선 자세를 길들이기에 가장 좋은 곳입니다. 염불과 참선은 대중과 같이 하면 힘들지 않고 신심이 저절로 나서 스스로 정진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②「단정히 앉는다」라고 하는 것은 몸을 고르게 하고 뜻을 바르게 한다는 두 가지 의미가 입습니다. 「몸을 고르게 한다」는 것은

첫째는 앉는 곳을 편안케 하여 오래도록 방해가 없게 합니다.

둘째는 다리를 바르게 해야 합니다. 반가부좌(半跏趺坐)나 결가부좌(結跏趺坐)가 다리를 가장 바르게 하는 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 가부좌가 익숙하지 않으신 분은 본인에게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차츰 고쳐 가시면 됩니다.

셋째는 옷의 띠를 풀어 느슨하게 합니다.

넷째는 손을 편안하게 해야 합니다. 왼손 등을 오른손 위에 올려놓고 엄지와 엄지를 살짝 마주 닿게 하여 다리 위에 가지런히 두며 몸 가까이 끌어당겨 편안하게 하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몸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먼저 그 몸과 팔다리의 마디를 요동시켜 78(七八)번 반복함으로써 스스로 안마(按摩)하는 법과 같이 하여 수족(手足)을 어긋나지 않게 하며, 몸을 바르게 하여 단정하고 똑바르게 하여 어깨의 뼈가 서로 대하게 하여 구부러지게 하지도 말고 솟게 하지도 말아야 한다.

여섯째는 허리를 곧게 펴고 양어깨를 활짝 펴서 목을 바로 세웁니다. 눈을 반쯤 떠 코끝을 응시하고 혀끝을 입천장에 살짝 붙입니다. 코가 배꼽과 서로 수직선으로 하여 기울지도 삐딱하지도 않게 하며 위로 올리지도 아래로 내리지도 않게 하여 평면으로 바르게 머물게 하는 것입니다. 입은 자연스럽게 다물고 호흡을 편안하게 합니다. 몸을 고르게 한 다음 「뜻을 바르게」하여야 합니다.

③ 「뜻을 바르게 한다」는 것은 수행인이 명리(名利)를 구할 뜻으로 적정(寂靜)한 위의(威儀)를 나타내는 것은 헛되이 세월을 보내어 자신에게 이롭지 못하고 남에게도 이롭지 못하며 정(定)을 얻을 수도 없음을 말합니다. 이러한 잘못 구하는 것을 여의기 때문에 「뜻을 바르게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다만 정심(定心)이 이치(理致)와 더불어 상응하여 자기도 제도하고 남도 제도하여 무상도(無上道)에 이르려고 하는 것이니, 이러한 것을 「뜻을 바르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④선(禪)을 참구하는 것은 불입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고 하였습니다. 선정(禪定)은 문자(文字)에 구애받지 않고 교리(敎理)밖에 따로 전하는 것이니 학식이 있고 없고 불교교리를 많이 알고 모르고 상관없이 직접 마음을 가르쳐 성품을 보아 깨달음을 이루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앞에서 설명한 법신불(法身佛) 또는 진여(眞如)의 자리는 말이나 글에 의지하여 설명 할 수밖에 없지만 그 자리는 말이나 글로써 다 설명할 수 없는 오묘(奧妙)한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말이나 글로써 설명한 진리에 집착하면 사견(邪見)이 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법신의 자리는  오묘하여 언어의 길이 끊어졌다고 언어도단(言語道斷)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언어도단(言語道斷)의 오묘한 자리를 가르치기 위한 방편으로 옛 선사들은 고함을 지르고, 몽둥이로 치기도 하고, 손가락하나를 들기도 하고 혹은 “차나 한잔 마셔라”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관계로 참선은 말이 필요 없고, 오직 실수(實修)만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⑤참선(參禪)은 주로 앉아서 하는 좌선(坐禪)이 기본 자세이지만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黙動靜),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참구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깨달음의 경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모든 생활이 참선이 되게 하기 위하여는 앞에서 이미 설한 삼귀의, 서원, 고요한 곳, 단정한 몸과 마음 등이 선행(先行)되어야 합니다.

⑥음식을 조절(調食)할 줄 알아야 합니다. 조식(調食)은 음식을 조절할 수 있는 의지가 이미 성립되어 작용하고 있음이 바람직하다는 의미입니다. 너무 많이 먹어도, 너무 적게 먹어도 안됩니다. 식사는 도업(道業)을 이루는 약으로 생각하고 시간과 양과 질을 잘 조절하여 몸에 부담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식사후 위에 부담이 있거나 배가 너무 고프면 마음을 고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고락(苦樂)의 양극(兩極)을 버리시고 중도(中道)를 택하셨다는 말씀을 우리는 지켜야 하겠습니다.

⑦수면을 조절(調眠)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잠은 몸과 마음의 휴식입니다. 너무 무리하게 정진하면 오히려 병을 얻어 망치는 수가 있습니다.  저녁에는 일찍 자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몸과 정신건강에도 좋습니다.

참선 공부에는 수마(睡魔)가 제일 큰 병입니다. 억지로 잠을 참으려고 해서도 안 되고, 오는 데로 자도 안 됩니다. 좌선을 잘 하면 피로가 겹치지 않아 수면량도 줄어들고 기분이 상쾌하게 됩니다.

⑧호흡을 조절(調氣)할 줄 알아야 합니다. 조기(調氣)는 호흡을 고르게 한다는 뜻입니다. 좌선하는데 좌법과 호흡이 초심자에게는 필수 요법입니다. 참선하다가 상기(上氣) 병에 걸려 오히려 고생하게 되는 이유는 호흡을 고르게 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호흡은 반드시 단전호흡을 해야 합니다. 코로 길고 부드럽게 들이쉬며 가슴을 통하여 아랫배 단전에 머물렀다가 가볍고 정밀하게 천천히 내쉬어야 합니다. 내쉬는 시간이 들이쉬는 시간보다 한 박자 더 길게 하여 들어간 공기가 확실히 모두 배설되게 합니다. 이때 숨소리가 귀에 들리게 해서도 안됩니다. 이렇게 할 때에 마음이 고요하고[적(寂)] 정신이 말끔하게[조(照)] 될 것입니다.

⑨마음을 조절(調心)할 줄 알아야 합니다. 조심(調心)은 마음을 고르는 것으로 모든 생각을 놓아 버리고 모든 반연(攀緣)을 다 쉬어버린다는 뜻입니다.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는 생각 외에 어떤 생각도 일으켜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의 화두(話頭)를 본다고 하여 간화선(看話禪)이라고 합니다.

마음을 가만히 달래기 위해 화두를 잘 참구(參究) 하는 것입니다. 오직, 한 생각으로 화두에 몰두하면 화두를 생각하는 마음이 불덩어리 같이 달아오르게 되며, 이때 이를 함부로 다루지 말고 잘 달래어 화두의 관문이 터질 때까지 간단없이 몰고 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마음이 편안하므로 이를 안락법문이라고 합니다.

⑩모든 마군(魔軍)을 분별(辨魔)할 줄 알아야 합니다. 변마(辨魔)란 마(魔)를 분별하는 지혜를 의미합니다. 참선공부를 하다보면 죽은 조상이 보일 때도 있고, 아름다운 여인이 보일 때도 있고, 부처님이 보일 때도 있고, 또 이들이 잘 한다고 칭찬하기도 하고 배고프다고 밥을 좀 달라기도 하고, 몸을 가렵게 만들기도 하고 따끔따끔하게 만들기도 하고, 돌 사태나 눈사태로 위협하기도 하고, 장군의 모습으로 나타나 칼로 위협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마(魔)는 선정(禪定)을 방해합니다. 선정(禪定)은 선행(善行)하는 사람의 힘이 크지는 것이므로 악행(惡行)의 대장인 마왕(魔王)의 입장에서는 자기의 세력이 약화되는 현상이므로 선정(禪定)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화두를 잘 붙들고 선정삼매(禪定三昧)에 들어 순일 하게 참구하여 선(善)과 악(惡)의 모든 경계를 바르게 분별하고 또 초월토록 해야 합니다.  

⑪호지(護持)해야 합니다. 호지(護持)는 고요한 마음을 잘 지켜 지녀야 한다는 뜻입니다. 화두는 좌선할 때만 드는 것이 아니라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黙動靜) 어느 때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앉고 서고 활동할 때나 잠자고 침묵할 때라도 화두를 놓아서는 안 됩니다. 자기의 성품이 완전히 드러날[견성(見性)]때까지 잘 보호해야 합니다. 아기를 얼리듯이, 닭이 알을 품듯이, 고양이가 쥐구멍을 노리듯이, 오직 간절한 마음으로 간화(看話) 정진(精進)의 상태를 잘 지켜야 합니다.




이상에서 말한 것은 참선하는 사람에게는 기본 사항이기 때문에 꼭 염두에 두고 지키면 반드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행자(行者)가 가져야 할 3가지 대 원칙이 있습니다. 이 3가지 원칙은 대신심(大信心), 대의심(大疑心), 대분심(大憤心)입니다.

①대신심(大信心)이란 앞의 삼귀의(三歸依)에서 설명한 불법승 삼보를 믿고 그 삼보가 뜻하는 진리와 불성(佛性)을 믿고 이를 성취하기 위하여 자기의 목숨을 부처님께 바치겠다는 각오와 발심과 서원을 밑에서 밭치는 신심(信心)입니다.

②대의심(大疑心)이란 화두(話頭)에 대한 철저한 의단(疑團)입니다. 자기가 잡고 있는 “화두가 무슨 뜻인가”고 의심을 하여 들어갑니다. 그 의심이 크면 클수록 진리의 깨침도 크다고 합니다.

③대분심(大憤心)이란 반드시 의단(疑團)을 깨뜨리고 말겠다는 결심입니다. 분심이 약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합니다.

간화선(看話禪)은 공안(公案)의 의미를 추구하여 들어가는 선(禪)이고 묵조선(黙照禪)은 공안 대신 조용히 자신의 본성을 비추어보는 선(禪)이며, 수식관(數息觀)은 화두(話頭) 대신 들숨과 낼 숨을 관하며 헤아리는 선(禪)이고, 부정관(不淨觀)은 화두 대신 우리 몸의 침 가래 콧물 똥오줌 피 등을 관(觀)하는 선(禪)입니다.

참선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래서 참선은 안심법문(安心法門)이라고 합니다. 마음이 고요하고 밝을 때 모든 현상이 그대로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