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경]1. 진언 - 개경게, 개법장진언

2007.03.01 02:09

여해 Views:20493

다. 개경게(開經偈)

 

개경게 (開經偈)

무상심심미묘법(無上甚深微妙法)

백천만겁난조우(百千萬劫難遭遇)

아금문견득수지(我今聞見得受持)

원해여래진실의(願解如來眞實意)

 

개경게(開經偈)란 경을 여는 게송으로 경을 찬탄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무상심심미묘법(無上甚深微妙法) 중 무상(無上)이란 심심미묘한 법이 위없이 가장 높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이 법을 깨달은 사람은 삼계(三界)에서 위없이 가장 높은 법을 깨달은 성자(聖者)가 되기 때문이다. 심심(甚深)하다는 것은 우주의 생성원리는 연기하는 법인데 나 자신을 포함해서 우주의 모든 생명과 생명들이 연기하며 생주이멸(生住異滅)하는 원리가 깊고 깊다는 뜻이며, 미묘한 법이라는 것은 우리 인간의 마음 안에 우주가 포섭됨으로 우주에 있는 모든 하느님들,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신장님, 축생, 지옥 중생 등이 모두 내 마음 안에서 작용하기에 이들과 나와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작용이 너무나 미묘한 법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심심하고 미묘한 법이기 때문에 무상(無上)한 법이고 이 법을 깨달은 자는 삼계에서 위없이 높은 성자가 된다는 것이다.

백천만겁난조우(百千萬劫難遭遇)란 백천만겁 동안에도 만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왜 그러하냐하면 첫째는 인신난득(人身難得)이다. 육도윤회(六道輪廻)하는 과정에서 금생에 사람 짓을 하지 못한 일이 너무나 많아 내생에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다는 말씀이다. 둘째는 불법난봉(佛法難逢)이다. 불법을 만나기란 바다 밑에 사는 거북이 천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와 구멍 난 목판을 만나 그 목판 가운데 있는 구멍을 찾아 그 구멍에 머리를 내 밀고 편안히 쉴 수 있는 것이 어려운 만큼 기나긴 세월이 흘러도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어려운가 하면 ①성불하신 부처님과 같은 때에 이 세상에 태어나 부처님의 지도를 직접 받기란 너무나 어려운 확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②훌륭하신 선지식을 만나기도 어렵거니와 설사 만났다고 하더라도 선지식을 알아보지 못하여 바른 법을 듣고 바른 법이라고 이해하고 따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③법을 서로 설하고 듣고 나누며 갈고 닦는 훌륭한 도반을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④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의심과 게으름 때문에 신심이 생기지 않아 믿고 부지런히 따르기 어렵기 때문에 불법을 만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셋째는 위승난행(爲僧難行)이다. 스님이 되어 스님다운 행을 하기 어렵다는 말씀이다. 왜냐하면 불법을 만났다고 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스님이 되고자 하는 발심을 하기 어렵고 불도(佛道)를 닦기 어려우며 성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금문견득수지(我今聞見得受持)란 제가 이제 그 법문을 듣고 보고 얻어 받아 행(行)한다는 뜻이다. 부처님께서 세 가지 지혜를 말씀하셨다. 세 가지 지혜란 문사수(聞思修), 삼혜(三慧)라고 알려져 왔다. 듣는 지혜, 생각하는 지혜, 실행하는 지혜가 있어야 함을 말한다. 듣는 지혜가 이루어지기까지 수 없이 많이 들어야 한다. 수 없이 많이 들어야 들은 것을 이해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들은 것을 이해해야 생각할 줄 아는 지혜가 생긴다. 생각할 줄 아는 지혜가 생겨야 여러 가지 새로운 창의력이 생기고, 바른 창의력이 있어야 바르게 행할 수 있는 지혜가 열린다.

천수경을 강의한다고 TV 라디오 신문 등에 광고하여도 들을 수 있는 지혜를 가진 사람이 극히 드물다.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니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법을 설하는 무한한 공덕을 지어야 한다. 설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듣는 사람도 자연히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들어야 이해하고, 만져보고, 바로 이것이로구나 하고 얻어 받아서 자신이 직접 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원해여래진실의(願解如來眞實義)란 부처님의 진실한 뜻을 알게 되기 원합니다이다. ‘원하옵건데 여래의 진실한 뜻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라는 의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보고 얻어 받아 행하여 부처님의 참 뜻을 깨닫기 위해 발심하여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라. 개법장진언(開法藏眞言)

 

개법장진언(開法藏眞言)

옴 아라남 아라다

옴 아라남 아라다

옴 아라남 아라다

 

법장(法藏)이란 법을 갈무리하고 있는 창고이니 결국 경전(經典)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경전이란 마음에서 나온 것이므로, 한 차원을 높이면 법장이란 우리들의 마음이 된다. 따라서, 개법장진언(開法藏眞言)은 우리들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여는 진언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의 성격에 어긋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마음의 문이 열려 있다고 하더라도 선별(選別)적이고 의심이 많아 부처님의 법을 진실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우리들의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옴 아라남 아라다」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옴 아라남 아라다」가 되기 위해서는 ‘무쟁삼매(無諍三昧)가 되어야 한다. 무쟁(無諍)이란 다툼이 없다는 뜻이니, 오방내외가 안위하여 마음에 번뇌와 갈등이 없다는 것이다. 번뇌와 갈등이 없다는 것은 나와 내 것이라는 집착에서 벗어났다는 의미가 된다. 나와 내 것이라는 집착이 없음으로써 자기의 고정된 성격이 무너지고 무아(無我)를 이루어 남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여기에서 천수경을 접할 마음의 준비가 된 것이다. 이 무쟁삼매는 화목한 가운데 번영하는 가정과 직장생활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개법장진언이다.

 

개법장진언(開法藏眞言) 옴 아라남 아라다의

: ‘아우음aum’을 빠르게 발음하는 기분으로 ‘오움’‘옴’을 발성할 때 입에서 나오는 ‘옴’의 진동하는 파장이 우주에 충만한 근본 힘과 같은 파장이라 이와 저절로 연결되어 일치하여 진다. 내 입에서 나오는 파장과 우주의 근본 힘의 파장이 일치되었을 때 우주의 힘이 내 것보다 훨씬 큼으로 우주의 힘이 소리의 파장을 타고 강한 곳에서 약한 나에게 충전되어 나의 몸 전체 세포에 우주의 근본 힘이 충만 되게 하여 옴 삼매에 들게 하는 주문이라 한다.

아라남: 마음의 크기를 나타내는 말로 어떠한 액난이나 고난이 와도 충분히 받아들일 만큼 넓고 무한한 마음을 말한다.

아라다: 마음의 능력을 나타낸 말로 깊고 넓고 무한한 내 마음이 바로 원하는 바를 다 이루는 무한 능력자이다.

「옴 아라남 아라다」는 내 마음자리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불가능과 굴할 줄 모르는 무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진언이다. 경전을 열어서 어떤 난해한 말씀이 있고 주변 환경이 아무리 공부하기 어렵게 된다 해도 우주의 근본 힘으로 이를 포섭하고 극복해 나가겠다는 서원이다.

그러므로 경전 자체에서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기필코 이겨내겠다는 넓고 능력 있는 마음을 열기 위하여 법장(法藏)의 문을 연다는 엄숙하고 공손한 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