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우리 모두 거울을 하나씩 갖고 그 앞에 자신을 비춰보며 얼굴과 몸과 행동과 마음과 이름에까지 허물이 없는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허물은 반드시 사람을 무너지게 하고, 모든 것을 앗아가는 도적입니다.
공든 탑을 높이 쌓는 것, 그것은 결코 자랑스러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통장을 많이 가지는 것, 그 또한 자랑스러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는 허물이 없는 것이 무엇보다 자랑스럽고 그리고 어떤 것 앞에서도 작아지지 않는 당당한 힘이 됩니다.
우리는 지난 해 허물 때문에 일시에 추락하는 사람도 보았고, 허물 때문에 유명회사 간판에 검은 물이 뿌려지는 것도 보았습니다. 실로 허물은 무서운 것입니다. 거짓말, 비리, 탈법, 부패, 탐욕 이런 것들은 항상 우리들에게 허물을 남겨 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거울을 갖고 그를 통해서 허물의 원인이 되는 것들이 범접치 못하도록 살피고 지켜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양심 앞에, 진실 앞에, 그리고 정의 앞에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는 무자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바로 고통이 없는 곳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2008년 1월 1일 불교신문 신년사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