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link는 http://blog.daum.net/palsunnyu/8924411 입니다.
어느 분이 정토회 법륜스님의 법문을 듣고, 글을 올린 것입니다.
읽다가 보니 지난 주 현성스님의 법문과도 맥을 같이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긁어다가 올려 드립니다.
글을 올리신 분은 아픈 남편이 있는 주부이신 것 같은데, 읽다보니 저의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계속 들었습니다.
읽어보시면서 자신의 배우자에 대해서 한번씩 더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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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 주간 잘 지내셨는지요?

일주일에 한번씩 법륜 스님의 소중한 법문을 듣고 누군가와 그 지혜를 나눈다고 생각하니 행복합니다. 저는 20 여년간 카톨릭 신자로 살면서 스님 법문을 처음 접했는데 좀 충격이었습니다. 보통 성당은(교회도 그럴 것 같은데) 신부님께서 강론시간에 강론만 해주시지 이렇게 실생활을 질문하고 답해 주시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정토회 법륜스님은 궁금한 것은 무엇이든 묻고, 즉석에서 우리의 고민을 풀어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십니다. 

 

오늘 올릴 법문은 몇 년전 어리석은 제게 한 생각 돌이켜 크게 깨닫게 한 법문입니다. 너무 괴로워서 다 포기하고 싶었을 때 이 법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 지방에 계신 어느 분을 상담해주신 내용인데 이번 '무엇이든 물어라' 가을강좌때 다시 말씀하셔서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스님 말씀을 가능하면 수정안하고 그대로 옮겼습니다.)

 

 

병석에 있는 남편이 힘들게 일하는 제게 화만 냅니다.

 

옛 날,  어느 시골에 부인이 있는데 남편이 중풍이 들어서 누워 있어요. 가장이 아파서 누워있으니까 부인이 직장 다녀서 먹고 살아야 되는데 아이들도 키워야 하고, 남편 병간호도 해야 되고, 집안일도 해야 되니 이 부인은 죽을 지경이죠. 자연히 남편에 대한 원망심이 생기겠어요? 안 생기겠어요? 생기겠죠.

 

그 런데 남편이 밖에 가서 장사하고, 일하고 들어오는 부인한테 신경질 내고, 짜증을 내고, 집어 던지고 난리에요. 그러니까 부인 입장에서는 나는 이 고생을 하는데 자기는 누워 있으면서 오히려 나한테 저렇게 행패를 피우니 얼마나 억울하고 분하겠어요. 그래서 집을 나가 버리려고 했어요. 집을 몇 번 도망갔다 들어오고, 도망갔다 들어오고 하니까 이웃집에 사는 사람이 그 부인에게 '그러지 말고, 스님 한번 만나 봐라’ 해서 만나게 됐어요.

 

<법문을 해주시는 법륜스님>

 

 

아픈 남편이 화내는 건 당연한 진리다.

 

제가 그 분께 물어봤어요.

 

“당 신이 손발도 못써서 떡 누워가지고 꼼짝도 못하고 똥을 싸도 자기가 자기 똥을 치우지도 못하고 누가 와서 치워줄 정도로 이렇게 뭉개고, 오줌을 눠도 팬티에 그냥 싸고 이렇게 누워 있으면서 남이 당신을 간호해줄 때 '아 이렇게 간호받고 사니까 좋구나' 이게 좋겠어요? ‘당신은 건강해서 이렇게 누워 있는 사람을 간호해 주는 사람이 되는게 좋겠어요? 어느게 좋겠어요? 그랬더니 그 분이 "간호해주는 게 좋다 그래요. 여러분도 그래요?"

 

그 러면 누가 유리합니까? 간호해주는 사람이 유리하지요. 그러면 따져봐서 누가 짜증을 더 많이 내겠어요? 불리한 사람이 짜증을 더 많이 내겠죠? 그러니 남편이 짜증을 내는 게 진리에요. 그것이 싫다면 당신이 몸져 눕는 게 그리 좋겠소? 다시 물었어요. 그랬더니 그 분이 아니라고 해요.

 

그 렇다면 당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지 않느냐. 남편이 얼마나 답답하면 짜증을 내겠나. 똥을 눴는데 치워달라고 하는데 부인이 여섯시에 오기로 해놓고 여덟시에 왔다. 나는 장사한다고 늦었지만 똥을 뭉개고 있는 사람이 두시간 세시간 기다릴 때 심리가 어떻겠냐. 그리고 지금 남편을 팽개치고 도망가 버리면 나중에 남편 죽고 난 뒤에 어떨까. 지금은 힘드니까 도망을 가는데 죽고나서 나중에 그 소식을 들으면 속이 시원하겠어요? 후회가 되겠어요? 그때 시댁에 오면 당신 입장이 서겠어요? 그때 아이들이 또 당신을 어떻게 보겠냐, 그러니까 당신은 미래가 불투명하다. 잠시 이 위기를 피해가지만 당신은 큰 새로운 재앙을 또 맞는다.

 

이 렇게 죽 말씀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이 분이 생각을 딱 바꿔가지고 남편이 짜증을 내고 화를 내더라도 ‘여보 미안합니다’, ‘이렇게 늦어서 죄송합니다’ 라고 했어요. '내가 장사를 한다, 내가 뭘 한다, 내가 뭘 하는데 어떻게 당신이 이럴 수 있냐' 는 마음이 싹 없어졌어요. 그래서 남편이 몇 년 후에 돌아가셨어요. 제가 장례식에 갔었어요. 그래서 제가 '어 해탈했네' 이렇게 말했어요. 그렇게 말해도 괜찮아요. 왜? 내 할 일을 다 했기 때문에. 내 할 일을 다하면 아주 자유로워집니다.

 

그 분이 애들 앞에 떳떳해요? 안떳떳해요? 떳떳하죠? 가족들한테 떳떳해요? 안떳떳해요? 떳떳하죠? 앞으로 재혼을 해도 떳떳해요? 안떳떳해요? 떳떳하죠? 반대할 사람 하나도 없어요. 가족 중에도 '아이고 그 고생을 했는데 이제 좀 행복하게 살아야지' 이렇게 말해요. 이게 바로 자기를 해방하는 길이라는 거에요. 어떻게 자기가 자기를 해방시키느냐? 이렇게 하면 되는 거에요. 우리는 자기가 자기를 계속 옭아매고 있어요. 누에가 제 입에서 나온 실로 고치를 만들고 그 속에 갇히듯이 자기가 자기를 속박하는 거에요. 그래서 그 부인은 자유인이 됐어요.

 

자기가 자기를 해방시켜라.

 

언 제나 여러분은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그 삶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유로울 수가 있습니다. 불가능한 거 아니에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욕심에 그 까르마에 사로잡혀서 성질대로 하려고 하고, 제 욕구대로 하려고 하니 화를 계속 자초하고 살아가는 거에요. 그런 어리석은 삶을 살지 마시고 어떤 일이 있어도 여러분들이 자신의 삶에 긍정적이 되고, 살아 있는 것만 해도 복으로 여기세요.

 

지 금 IMF 이상의 어려움이 온다고 하죠. 이거 초입 단계에요. 점점 더 심각해 집니다. 금융위기, 부동산 폭락 조금 더 가면 실물위기 그래서 재산 가치는 줄고, 월급은 줄고, 직장은 떨어지고, 가게는 안되고 그래서 수입은 주는데 생필품 값은 오히려 오르고 생활비는 올라요.

 

난 리가 나죠. 어떻게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느는데 펀드는 떨어지고, 모든 연금, 퇴직금도 재산도 다 가치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앞으로 써야 될 것은 자꾸 늘어나지요. 그래도 별로 걱정할 건 하나도 없어요. 과거 생각하니까 걱정이지. 2만불 시대에 갔다가 1만불 시대로 왔다. 그래도 죽는다고 난리죠. 그러나 우리가 옛날에 3천불 시대에 3천불 됐다고 기뻐 한 적 있어요? 없어요? 5천불 달성됐다고 기뻐 한 적도 있죠? 그때도 다 웃으며 살았어요? 안살았어요? 살았죠? 그런 것처럼 그런 것이 우리의 행복을 앗아갈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습관에 매달리면 살기가 좀 힘들어요. 이걸 딱 깨우쳐 버리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언제나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여러분들이 살아가시면 삶에는 늘 희망의 태양이 떠오릅니다. 남에게 내 인생을 맡기지 말고,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사십시오.

 

상대의 입장에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여러분은 어떻게 읽으셨나요?  

저는 남편 병수발하고, 아이들 키우고, 돈도 벌고, 집안 살림도 해야 하는 그 부인을 보면서 제 모습을 봤습니다. 이 법문을 운전하다 듣게 되었는데 눈물이 쏟아져서 도저히 운전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 남편이 암선고를 받고 치료 받는 동안 내내 화를 냈습니다. 반찬이 맛없다고, 집안이 지저분하다고, 입맛 없다고, 방사선 치료를 받으니 머리 빠진다고, 덥다고, 춥다고, 저만 보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화를 냈습니다. 또 어쩔때는 화난 이유를 말도 안하고 저를 힘들게도 했습니다.

 

저는 정말 억울했습니다. 남편이 암에 걸린 게 내 탓도 아니고, 반찬을 내 딴에는 한다고 해도 자기 입맛에 안맞는 것이고, 집안은 치우고 치워도 혼자 힘으로 부족하고, 돈벌러는 나가야 되고, 사춘기에 까칠해진 딸들도 키워야 하고, 병원만 의존할 수 없으니 대체의학이라도 하려면 목돈도 마련해야 하고...

저는 저대로 죽을 맛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아픈 남편한테 왜 그러냐고, 나도 힘들다고 짜증을 같이 낼 수도 없고 속병이 쌓이고 쌓여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그때 이 법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자기 똥도 치우지 못해서 누워있는 남편이 화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오히려 그것이 진리라는, 스님 말씀을 듣는 순간 저는 엄청 울었습니다.  

 

남편이 아프고 싶어 아팠겠느냐.

나한테 모든 경제적 책임을 떠넘기고 자신은 얼마나 더 괴롭고 자존심 상하겠느냐.

입맛이 오죽 없으면 반찬 투정을 하겠나.

그렇구나. 내가 몰랐구나. 

남편이 나보다 더 마음 아픈 걸 몰랐구나. 남편이 나보다 더 힘들다는 걸 몰랐구나.

 

이렇게 하나하나 생각하다 보니 예전 남편이 건강했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남편이 직접 음식을 했었고, 집안 청소도 남편이 잘 했습니다. 이 사람이 지금 못하는 건 정말 몸이 아파서 못하는 건데 저는 남편이 제게 화 낸 것보다 몇 십배는 더 속으로 화를 내고 있었습니다.

 

화내는 남편이 옳고 내가 틀렸다가 아니라 아픈 남편의 입장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나는 내 입장만 생각했는데 그 사람의 입장에서 보니 화가 날만 하구나. 그런데 내가 내 생각에만 빠져서 남편의 아픔을 받아주지 못했구나.

남편이 조금만 바뀌면 내가 이렇게 괴롭지는 않을텐데 했던 마음을 한 생각 바꿔 내가 오히려 상대를 이해하겠다고 마음을 내니 거짓말처럼 제 괴로움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진심으로 미안했습니다. 

 

이렇게 전 저를 해방시키는 경험을 했습니다. 누가 나를 속박하고 가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해서 가두고 살았음을 깨달은 것이지요.

나를 해방시키는 일이 나에게만 좋은 일이 아니라 상대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지금은 내가 편해진 만큼 남편도 편해졌습니다.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자리이타(自利利他)가 이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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