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가요제

2012.10.31 01:39

현성 Views:5521

2010년은 현성스님에게 2가지 과제로 어려운 해였다. 하나는 시카고 불타사가 시카고 시에 있는 상가 건물을 매입해 법당과 기도방 및 도서실 등으로 개조해 사용하다보니 절다운 기분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무와 물이 풍부한 한국사찰과는 크게 차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시카고 주변에 절터로 적합한 곳도 없다는 점이었다. 다른 하나는 불타사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에는 현성스님의 능력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2010년 후반에 스님에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것은 불타사에 들어가는 입구, 일주문, 숲, 계천 등을 무설전 안으로 가져오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이 생각을 시작으로 하여 한국에 농촌 풍경, 금강산 해금강, 제주도 천지연, 낙산사 의상대를 봄으로 하고, 가야산 해인사, 농촌 풍경, 죽림정사, 경주남산 마애불, 녹야원, 불타사 입구와 일주문, 불개천을 여름 풍경으로, 설악산 금강폭포, 봉정암 사리탑을 가을 풍경, 산신각, 평창 상원사 적멸보궁을 겨울 풍경으로 한 벽화를 그리는 것이었다. 마침 수잔 핸슨이라는 미국 여성 화가를 만나는 인연이 2011년 3월에 닿아 그리는 작업을 시작해 8월 말에 현재와 같은 벽화가 완성되었다.

 

능력이 부족한 현성스님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서기 600년대 신라시대 원효성사를 많이 생각했다. 왕실과 귀족불교였던 신라시대에 원효성사께서는 서민불교활동을 많이 하셨다. 그러나 그의 과업이 후대에 전해오지 못했다.

그러나 원효스님의 환생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800년대 중국 당나라 때 개차스님이라고 계셨는데 포대자루를 항상 짊어지고 다니시어 포대스님이라는 별명으로 통하였다. 그는 길흉화복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부자촌에서 많은 시주를 받아 그 포대에 넣어 가지고와 가난한 동네 아이들과 짐승들에게 나누어주고 그들과 놀아주는 일을 평생 하셨다.

그가 입적하신 후 당시 중국 사람들은 그를 미래에 오실 부처님, 미륵불이라고 부르고 그가 다녀간 곳의 사람들은 “무병장수 부귀영화”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의 영상을 그림으로 혹은 조각으로 작품을 만들어 액운을 멀리하고 길상을 가져오는 신비한 성물로 취급하여 가정이나 그들의 영업소에 모시게 되었다. 요사이도 중국식당에 가면 배가 불룩 나오고 얼굴에는 만면에 미소를 띠우고 있는 포대스님 영상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이 사회에 필요한 스님은 바로 포대스님과 같이 서민들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는 능력 있는 훌륭하신 스님들이다. 현성스님은 그에 미칠 수 없음으로, 포대보살과 같은 스님이 많이 출현하실 것을 발원하여 포대보살님 상을 조성해 무설전에 모시고자 했다.

 

때마침, 2011년 3월에 아랙스 프럼보라는 미국 조각가와 인연이 되어 작업을 시작해 9월 11일 일요일 오후 2시, 온 몸을 갈색으로 치장한 포대보살이 무설전에 당도하여 안치하고 오후 4시30분 포대보살 봉안식을 신도님들과 함께 했다. 그 후, 지금과 같은 금색 몸에 적황색 가사를 입히는 작업을 하고, 10월 8일 한국에서 덕숭총림 방장 설정 큰스님께서 오셔서 점안식을 증명해 주시고, 10월 22일 포대보살 점안 축하공연으로 불타사를 새롭게 장엄한 한국 사철의 풍경과 일주문 그리고 포대보살님 오심을 찬탄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2년 10월 27일 포대보살 점안 제1주년 기념 불타가요제를 봉행하게 되었다. 제1주년 기념축제로 가요제를 선택하게 된 것에는 포대보살 사상에 부합하는 한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미국으로 이민 온 일 세대들은 생활에 필요한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급급하여 정서적인 생활을 등한시 해 왔다. 그 결과, 본인들도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해 불안전하고, 자녀들도 정서적인 안정을 찾아가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생활에서 쌓이는 긴장, 갈등, 불안을 해소할 길이 없어,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고 불안하며 때로는 공포감에 쌓인다.

 

이렇게 불안한 감정을 가장 잘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이 스스로 부르는 노래이다. 가장 쉽게, 가장 값 싸게 감정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우리가 어릴 때부터 해오던 정서적인 노래이다. 쓸수록 유창해지는 내 노래로서 내 긴장과 갈등을 풀어줌으로서 화가 다스려지게 하고, 마음이 가벼워지게 한다. 마음이 가벼워지는 곳에 자유가 있고, 편안이 있으며, 행복과 평화가 있다.

마음에 긴장, 갈등 응어리를 풀어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 가사를 현성스님이 작사하고 불타사 합창단장 이정법심보살이 그기에 곡을 붙여 합창단원과 불타사 어린이 청소년들이 부르게 되었다. 이미 다른 선지자들에 의해 좋은 가사와 곡이 많이 나와 있어 자료는 풍부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불자님들이 이 뜻을 이해하고 스스로 부르고, 이웃에 전해 이웃도 함께 노래하는 환경을 만들고 길러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안정된 모습을 서로 나누는 시대, 자녀들에게도 전해줄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

 

가요제를 준비하면서 엄마 아빠 아들딸이 같이 노래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에 기쁨을 느낀다.

 

 

대한불교조계종 시카고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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