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美國, America)?

2011.04.18 23:57

현성 Views:6016

제가 어릴 때는 아름다운 나라라고 해 미국(美國: 아름다울 미, 나라 국), 쌀, 먹을 것이 풍부한 나라라고 해 미국(米國: 쌀 미, 나라국 )이라고도 불렀다. 그 때는 1960년대였는데 50년이란 세월이 지난 2011년 현시점에서 보면 아름다움도 먹을거리도 많이 변화된 모습을 보게 된다.

미국은 자연 자체가 아름답지 않은 것도 아니요, 쌀이 풍부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너무나 어려워져 가고 있으니 모든 것이 어렵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다.

현존하는 미국의 이민법, 노동법, 복지법, 금융법 등 많은 법이 시대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수용하기 위한 미래지향적인 법 개정보다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법 개정으로 가고 있는 것이 더욱 어려움을 재촉한다.

이는 마치 60년대에 미국(米國)이 자동차, 도로, 철도, 통신 등 모든 면에서 세계에서 최우수한 나라로 미국(米國)이 되었지만, 50년이 지난 오늘에는 이 모든 면에서 시대의 변화를 수용할 능력을 상실 해, 나라를 미국(迷國: 미혹할 미, 나라 국)으로 가게하고 있다는 느낌과 유사한 것이다.

 

무엇이 미국(米國)을 미국(迷國)으로 가게하고 있는가?

근대사에서 전권(全權)을 가졌던 왕권(王權)을 무너뜨린 사상은 민주(民主)주의였다. 만주주의는 개인주의를 발전시켰고, 개인주의는 개인 이기주의로, 개인 이기주의는 집단 이기주의로, 집단 이기주의는 국가 이기주의로 발전한 것이 오늘의 현상이다. 즉 오늘을 지배하는 사상은 개인 이기주의를 보장하는 개인주의적 민주주의이다. 이기주의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남의 이익이나 손실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 사상으로 발전되어 왔다.

이는 결국, 대가족제도를 무너뜨렸고, 부모를 섬기는 효(孝)사상을 멀리하게 되었고, 부부(夫婦)사이에서도 이해(利害)가 상반되는 관계가 자주 발생되어 부부의 사랑과 자녀와의 사랑이 위협받게 되는 현실이 되었다. 뿐만이 아니라, 노동조합과 고용주와의 대립, 노동조합과 시(市)나 주정부 및 연방정부와의 갈등 및 대립, 정당과 정당과의 대립 등이 다반사가 되어 정부가 빠르게 변화해 가는 사회의 필요성에 부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지게 되었고, 학교는 경쟁심과 경쟁력을 기르는 장이 되어 인성(人性)을 무시하게 되었다.

특히, 민주주의의 투표권이 그 나라 시민이나 국민만이 가질 수 있는 권리가 되어 내국인과 외국인을 갈라놓는 새로운 차별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 깊이 생각해 보면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은 잘못된 제도이다. 왜냐하면 사람으로서 어느 나라에 가서 살겠다는 선택권은 개인 각자의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이 지구상에 태어난 인간의 이주(移住)의 자유를 침해할 권리가 없다.

 

현재 각국에서 자국의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이민법과 노동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것은 국가 이기주의 사상을 근본으로 하고 있어, 자연법(自然法)에 위배(違背)되는 법임을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바로 잡아야 할 과제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이주(移住)의 자유를 보장하는 인간의 기본권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을 때, 그 나라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누구나 대자유를 누릴 수 있고, 진정한 평등과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고 본다.

이기주의적 사고와 행동은 사랑과 자비를 메마르게 하고, 이기주의적 경쟁은 불화(不和), 미움, 불안, 공포, 우울, 폭행, 자살 등을 조장하는 원인이 되며, 사회 공동체를 가진 사람과 가진 것이 없는 사람으로 양극화하고, 가정과 사회는 불평불만으로 채워지는 불행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기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사상이 있는가?

불교에 무아(無我)사상이 있다. 이 무아사상은 이기주의적 민주주의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사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심어 줄 수 있는 사상이라고 확신한다.

무아(無我)란 ‘나는 없다.’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인데, 그 뜻은 이러하다. 사람들이 원래 ‘나’라고 할 수 있는 존재는 없는 것인데 ‘나’가 있다고 착각해서 ‘나’가 있다고 믿으니, 그 ‘나’를 중심으로 하는 이기심(利己心)이 일어나고 이기심은 탐욕(貪慾)을, 탐욕은 채울수록 커져가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커져가는 탐욕심을 채우지 못할 때 불만(不滿), 불만은 화(火), 화는 폭행, 자살 등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형성하게 되는 최초의 원인이고 착각이다.

원래 ‘나’라고 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는 말은 무슨 뜻인가?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나다’라고 하며 태어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부모를 의탁해 이 세상에 태어났음으로 부모가 존재하지 않는 ‘나’는 존재할 수 없다. 이 세상에 태어남과 동시에 ‘나’는 숨을 쉬고 있다. 숨은 ‘내’가 공기를 들이쉬고 내쉬는 것이니 공기가 존재하지 않는 ‘나’의 존재를 생각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물, 땅, 태양 빛과 열 등이 없는 ‘나’의 존재를 상상할 없을 뿐만 아니라, 식물, 동물, ‘나’ 외 다른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를 초월한 ‘나’의 존재를 감히 생각할 수 없는 ‘나’,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할 수 있는 ‘나’임을 인식할 때, 그 ‘나’를 무아(無我)라고 한다. 즉 ‘나’ 홀로 존재할 수 있는 독립된 ‘나’는 없다는 말이다.

 

이 원리를 체험을 통해 바르게 자기의 존재를 깨닫게 되면 자발적으로 사랑과 자비가 충만한 마음으로 부모, 이웃, 사회, 동물, 식물, 땅, 물, 열, 공기 등 모든 존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들을 위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된다. 이 자발심은 지혜를 동반하여 일체 존재들이 다 대자유를 즐기고, 모두가 다 풍요속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 갈 수 있게 할 것이다.

이 무아(無我)의 원리에 담긴 사상을 근본으로 할 때, 이기주의가 잘못된 철학에서 시발된 것임을 인식할 수 있게 되고, 나아가서 미국을 미국(迷國)에서 해탈(解脫)시켜 아름다운 미국(美國), 풍요를 자랑하고 모두가 다 잘살 수 있는 미국(米國)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할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

201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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