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대화상과 불교의 멋과 맛

2011.07.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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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도는 부처님의 깨달음을 그 신앙의 대상으로 하고, 그 깨달으신 바를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신 부처님과 그 가르침을 전수받아 오늘 저희들에게 가르쳐주시는 스님들께 귀의하고 공경하며 지도받는 것을 신앙생활로 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바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생명을 가진 일체중생은 누구나 똑같은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다는 진리이다. 즉 이 우주에 살고 있는 모든 존재, 눈으로 불 수 있는 존재이든 볼 수 없는 존재이든, 일체 중생들은 생로병사(生老病死)와 성주괴공(成住壞空)의 진리에 의해 변해가고 있음을 깨달아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진리이다. 즉 본질적으로 누구나 부처님이라고 하신 가르침이 불교의 멋이다.

 

이 불성론(佛性論)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멋있는 진리이다. 남자들의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본질적으로 모든 남자는 태어나면서 신분에 관계없이, 색깔에도 관계없이 평등하다는 진리이고, 남녀(男女)간의 평등사상이 이미 포괄적으로 명시되어 있을 뿐만이 아니라, 부자(富者)와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평등해야 하며, 사람이 아닌 다른 생명체들과의 관계에서도 생명 존중의 평등사상이 깃들어 있다.

뿐만이 아니라 일체 생명체가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기쁨을 나누는 상부상조(相扶相助)하는 거대한 하나의 공동체로서의 성품이 있다고 하셨는데, 이 진리를 깨달아 실천하는 사람은 누구나 바로 극락세계의 부처가 되겠지만, 깨닫지 못한 사람은 번뇌와 괴로움으로 불행해 진다는 말씀이다. 이것이 바로 불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멋이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방법도 잘 설명해 주셨는데 각자의 근기에 맞게 수행하라고 하셨다. 그 수행방법으로 주력, 염불, 간경, 사경, 위빠사나선, 간화선, 묵조선 등 다양한 수행방법을 가르치셨는데, 그 방법마다 색다른 맛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 근기에서 다음 근기에 오를 때마다 느끼는 맛은 어느 맛에도 비유될 수 없는 신선하고 행복한 맛이다. 오직 수행하는 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맛이라, 체험으로 느낄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행복을 찾으려 하면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사람마다 그의 행복은 그의 가슴에 있다. 결국 내 가슴에 있는 나의 행복, 나의 사랑의 씨앗에 물을 주고 가꿈으로서 그 행복의 씨앗이 발현(發顯)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수행의 맛이고 목적이다. 수행은 부정적인 마음을 멀리하고 긍정적인 마음에 물을 주고 잘 가꾸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의 실천으로써 구경에 공성(空性)에 이르게 된다.

공성(空性)이라 함은 그동안에 이기적(利己的)적인 탐욕으로 쌓여진 일체 잘못된 습(習)이 공(空)해 짐으로서 나타나는 성품이다. 이기적인 ‘나’가 공(空)해 짐으로써 일체 중생이 서로 평등하게 의지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하나의 거대한 공통체로서의 성품, 즉 불성(佛性)을 깨닫게 되는 찰나가 오는 것이다.

이 불성(佛性)이 현실에서 실현될 수 있을 때, 이를 부처님의 나라 깨끗한 땅이라 하여 불국정토(佛國淨土), 모두가 지극한 낙(樂)을 즐길 수 있는 행복한 땅이라 하여 극락정토(極樂淨土)라고 하기도 한다.

 

불교에서는 개인이나 가정이나 직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불행한 일들에 대한 해법(解法)을 보살(菩薩) 사상(思想)에서 찾는다. 위에서 말한 수행을 통해 자신을 비우고 오로지 어려운 사람들을 자비심과 지혜로써 돕고자 하는 사람들의 사상이다. 인류역사상 이러한 분들이 많이 계셨지만, 우리들에게 가장 친근하게 와 닿는 분은 신라시대(서기 600년대)의 원효성사(元曉聖師)와 중국 후량(後粱)시대(서기 800년대)의 포대(布帶)보살이다.

포대보살의 보살상(菩薩像)은 중국음식점이나 잡화상에서 액운을 멀리 해주고 재물(財物)을 모으게 해 주는 길상(吉祥)으로 알려져 지금에도 널리 모셔지고 있다. 포대보살은 슬픔과 괴로움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신비한 힘을 가진 스님으로 중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도왔다. 그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시주를 받을 수 있는 비상한 능력이 있어 어려운 사람들을 능히 도울 수 있었고 특히 어린이들과 자연, 산이나 물에 사는 동물들까지도 사랑하고 먹을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을 좋아하셨다. 그는 도력(道力)이 높으시어 수많은 모습으로 나투시어 가정과 나라에 흉사(凶事)를 예방하고 복(福)을 가져다 주시는 큰스님으로 추앙(推仰)받다가 입적(入寂)하신 후에는 중국에서 미륵부처님으로 존경받아 집집마다 상점마다 포대보살을 모시게 되었다.

 

포대보살은 부처님 이후 불교의 위없이 높은 멋과 맛을 아우르는 보살이다. 요즈음 시카고에서 가정이나 직장에서 어려움으로 고통 받는 분들에게 위로와 희망과 꿈을 심어드리고자 길상(吉祥)의 대표적인 포대보살상을 조성하여 불타사 무설전에 8월 초에 봉안될 예정이다.

포대보살님이 시카고 불타사 무설전에 모셔지면 가정이나 직장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포대보살님 뵙고 어려운 액운을 모두 그에게 드리고 무병장수 부귀영화의 씨앗을 그에게 심고 물주고 가꾸시면 무병장수하고 재복(財福)이 무성하게 자라게 되리라 믿는다.

극락정토(極樂淨土)는 지금 이 자리에서 지극하게 즐거울 수 있는 깨끗한 땅이다. 투철한 보리심으로 수행하면 반드시 이기심을 여의고 적멸(寂滅)한 공성(空性)에서 많은 중생을 위한 자비와 지혜가 현현(顯現)하게 될 것이다. 현현한 자비와 지혜는 현재의 어려움을 쇄신(刷新)하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창조(創造)를 낳게 되리라 믿는다. 이것이 시카고 땅에 불국정토(佛國淨土)를 이루고자 하는 의미이다.

 

2011.7.5

대한불교 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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