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명상

2009.03.29 22:26

현성 Views:7276

남녀 간에 연애할 때에는 이 사람과 결혼하게 되면 내가 원하는 것이 모두 이루어질 것이라는 환상과 기대감이 있어 로맨틱한 감정을 가진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나면 곧바로 현실에 접하게 되어 그 감정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로맨틱한 감정이 사라진 두 사람 사이는 현실적인 문제와 더불어 점점 냉랭해지기 시작한다.
현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생각 되어 절망적인 감정이 가슴을 조인다. 두 사람이 느꼈던 로맨틱한 감정은 그들이 좋아하는 것이 모두 성취되리라는 꿈이 있었던 것에서 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불교에서는 이러한 감정은 환상이니 멀리하라, 모두 내려놓아라. 큰 것을 원하고 좋아하는 것은 반드시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작은 것에서 아름다움과 진귀함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크고 비싼 것이 나에게 올 것이라는 로맨틱한 감정이 그 사람의 감정이듯이 작은 것에서 아름다움과 진귀함을 보고 환희 심을 일으키는 것도 그 사람의 감정이다. 크고 비싼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에 사로잡혀 그것 외에는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없다.
그러나 작은 것에서 아름다움과 진귀함을 볼 수 있는 사람은 그와 관련되어 있는 모든 것을 함께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어 비싼 것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더 넓고 깊고 그리고 풍요로운 세계를 즐길 수 있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마치 과학계에서 1보다 큰 숫자에서 사람들에게 편의 제공을 할 수 있는 기계들을 만들어가던 것이 그 한계에 부딪치자, 눈을 1보다 작은 숫자, 즉 미세한 숫자로 돌림으로서 사람들에게 편리한 상품을 그리고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수없이 많이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어 예전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눈을 큰 것을 좋아하는 욕심으로 가리게 하지 말고, 작은 것을 잘 살피고 잘 이용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잃어버린 꿈나무를 다시 찾고, 앞이 보이는 희망과 로맨틱한 감정을 회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짓는 자기 행동, 자기의 감정, 자기의 마음작용이 매사에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가를 아는 것이 시발점이 된다. 이것이 되면 현재의 사정을 바로 보아 바로 해결할 수 있게 됨으로 그에 맞게 자기감정을 자기가 능동적이고 희망적이며 즐거운 감정으로 자유자재하게 전환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집중력을 길러 투시력이 증장되면 상대방의 마음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어 그에 상응하게 말과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상대방의 감정과 정확하게 상응되어 가는 것은 내 마음의 성령(聖靈)의 문이 점차 열리어 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작은 것이란 내가 숨을 쉴 수 있다는 것, 내게 숨을 쉴 수 있는 건강이 있고, 청량한 공기가 있다는 것,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강한 뇌가 있고, 사물을 감상할 수 있는 느낌이 있으며, 손발이 자유로이 내 뜻을 따라 주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창안(創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이 작지만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며 진귀한 것인가?
감정이 작은 것을 감싸 안을 수 있는 마음이 될 때 진짜, 그 속에서 순수한 로맨스를 느낄 수 있고,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서도 성령의 영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돈이 많은 사람은 아무리 많이 있어도 성령의 영감은 절대 체험할 수 없는 법이다.

부부사랑의 아름다움은 어려움을 사랑의 힘으로 극복하기 위해 마음모아 작은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어 이웃에게 베푸는데 있다. 어려움을 바르게 인식하는 것은 기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동력이며, 영혼을 만나고자 하는 발심이 되며, 절묘한 즐거움을 불어오는 원인이 된다.
어려움은 결코 해로운 것이 아니다. 어려움을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이다. 어려움도 하나의 감정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어려움을 즐거운 감정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 하는 일마다 희망과 꿈을 안겨주고 사람들에게 환희심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
불기 2553(2009).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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