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2) : 자비의 바다(자심관)


‘죽음의 계곡’을 지나오면서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자기와 만나 잘못을 참회하고 바른 삶을 살고자 다짐한다. 자신에게 어린 시절에 있었던 천진하고 부드러웠던 마음들이 세상을 살아오는 동안 거칠고 단단한 마음으로 변하여졌음도 발견한다. 자신의 어린 시절의 부드럽고 청순하였던 마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는 자심관(慈心觀)이라고 부르는 ‘자비의 바다’로 들어간다.


참선하는 자세로 조용히 앉아 자신의 모습을 코밑에 안정시키고 그 모습을 바라본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자신의 자애(慈愛)로운 모습을 바라본다. 자신의 모습이 처음에는 잘 떠오르지 않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자기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는데 신기한 자기 모습을 보고 재미있게 느낄 수도 있고 두렵게 느낄 수도 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신체상에 이상이 있다면 이상이 있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 심적인 고통이 있다면 그 고통이 있을 때의 자기 모습을 바라본다. 그리고 난후 신체상의 이상도 심적인 고통도 없는 자기 모습을 바라보며,


나에게 모든 위험한 난(難)이 없게 하여 주소서.
나에게 정신적 고통이 없게 하여 주소서.
나에게 신체적 고통이 없게 하여 주소서.
나를 항상 평안하고 행복하게 하여 주소서.


라고 생각하면서 자기 마음을 일념(一念)으로 한 곳에 집중(集中)한다. 아무런 잡념 없이 20분간 집중할 수 있으면 잘하는 수행이다. 조석으로 20분식 수련을 한 달 정도 하고 나면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자기의 평안하고 맑고 밝은 모습을 보게 된다.


이와 같이 자기를 바라보는 수행을 계속하면 편안하게 잠자고 편안하게 일어나며, 악몽을 꾸지 않고 천신(天神)이 그를 보호하며, 마음이 쉽게 선정(禪定)에 들 수 있고 용모(容貌)가 광결(光潔)하게 되며, 죽을 때 혼미하지 않고 좋은 세상에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코 밑에 세운 자기모습을 바라보는 수행이 잘되면 자기와 가장 가까운 사람의 모습을 코 밑에 세우고 바라보는 수행을 위와 같이 한다. 20분간 집중이 잘되면 다음 단계로 간다.


가장 좋아 하였던 사람과 가장 미워하였던 사람 두 사람을 택하여 좋아했던 사람의 모습을 코 밑에 세우고 그의 모습을 20분간 바라보고 난 다음 미워했던 사람의 모습을 코 밑에 세우고 그의 모습을 20분간 바라본다. 이와 같이 좋아했던 사람과 미워했던 사람을 반복하여 바라보는 수행을 계속한다. 자기가 몰랐던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끝나면 임의로 네 사람을 택하여 똑 같은 방법으로 그들을 한 사람씩 교대로 바라본다. 이와 같이 하는 사이에 자기의 집중력이 크게 향상 된다. 집중력이 크게 길러졌는지 알고자 하면 자기의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을 자기 코 밑에 앉히고 그의 호흡을 느낄 수 있는지 감지한다. 수행이 잘되면 호흡뿐만 아니라 그에 관하여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조금 씩 더 멀리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수행을 계속한다. 무엇을 얼마나 배우고 느끼느냐 하는 것은 수행자의 근기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각자의 지력(智力)이 수행 전보다 증장되고 마음이 더 차분하여지고 부드러워지며 사람을 차별적으로 의식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하고자 하는 마음이 솟아나게 된다.


상세한 수행법은 「나를 찾아 떠나는 禪여행」의 제3, 4여정, ‘자비의 바다’에서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