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재(三災)와 불교

2007.02.2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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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재(三災)와 불교


불교에서는 삼재(三災)를 믿습니까? 네, 사람에 따라 삼재를 당할 수도 있고 피할 수도 있습니다. 삼재는 그가 전생과 현생에서 지은 업보(業報)이다. 그래서 이러한 업이 있는 사람은 삼재가 든 해 혹은 그 해가 아니더라도 삼재를 받게 되어 있다. 그러나 업보를 참회하는 비법을 시행하면 업보가 소멸되고 업보가 소멸되는 정도에 따라 삼재를 면할 수도 있고 어느 정도 피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면 삼재란 무엇인가? 세상 사람들이 행한 나쁜 행위의 과보를 여러 사람이 함께 받는 세 가지 재앙이 있다. 그 세 가지 재앙은 수재(水災), 화재(火災), 병재(兵災)이다. 수재는 장마철에 홍수로 입는 재앙, 전염병으로 입는 재앙,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물 오염으로 생기는 재앙 등을 생각할 수 있다. 화재는 불로 인하여 생기는 재앙인데 자연적으로 생기는 산불로 입는 재앙, 전쟁 등 화염으로 인한 재앙, 원자력 핵폭발로 인한 재앙, 지구 온난화로 일어나는 재앙 등이다. 그리고 병재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 전쟁으로 인하여 백성들이 당하는 재앙이기도 하지만 관권(官權)을 가진 국왕, 대통령, 수상 등이 정치를 잘못하여 백성들이 입는 재앙이기도 하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와 같은 삼재가 들 때는 역사적으로 나라가 망할 때도 있었고, 요즘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대통령이 국민들의 신임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들이 그 예이다.

또 한편의 삼재는 개인이 과거와 전생에 자기가 지은 나쁜 행위의 과보로 치러야 할 세 가지 재앙이다. 이 세 가지는 도병재(刀兵災), 질역재(疾疫災), 기근재(饑饉災)이다. 도병재란 흉기에 찔려 죽거나 맞아 죽거나 불구가 되는 예인데, 요즈음 세상에는 자동차 충돌사고로 생기는 재앙이나 권총강도를 만나는 재앙 등이 이에 속한다. 질역재는 병(病)으로 인한 재앙으로 그냥 아픈 정도가 아니라 모든 활동을 쉬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재앙이다. 기근재란 먹고 입고 잠잘 곳이 없어지는 재앙이니 요즈음 세상에서는 하던 사업이 망하게 된다든지 해직을 당하여 실업자(失業者)가 되는 경우 등이다.

불교에서 보는 세계관에 의하면 개인에게는 개인의 운(運)이 있고, 나라에는 나라의 운, 이 지구는 지구의 운, 이 우주는 우주의 운이 있어 성주괴공(成住壞空)의 법칙에 따라 순환(循環)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 운이 박약(薄弱)한 것일수록 순환의 기간이 짧아 하루살이도 있고, 운이 후덕(厚德)한 것일수록 순환의 기간이 길어 하늘나라 사람처럼 수천년 수만년 사는 세계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모든 종교에서 내생에 천국(天國), 천당(天堂) 혹은 천상(天上)에 태어나고자 기도하고 그 종교의 율법을 따른다.

이러한 개인과 우주의 성주괴공의 순환법칙을 부처님께서는 ‘제행(諸行)이 무상(無常)한 법(法)’이라고 하셨다. 이 세상에 움직이는 모든 것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항상 같을 수는 없다는 법칙이다. 나쁜 방향으로 점점 더 나쁘게 가는 것도 있고, 좋은 방향으로 점점 더 좋아지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만, 나쁜 방향으로 가던 것이라도 한 생각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면 방향 전환을 하여 좋은 방향으로 향상(向上)되어 갈 수도 있고, 좋은 방향으로 가던 것이 한 생각 착각하여 잘못 들게 되면 방향 전환하여 나쁜 방향으로 하향(下向)하게 될 수도 있다는 법이다. 즉 운명을 결정하는 원동력은 나의 한 생각 한 마음에 있음을 인식하라는 가르침이다.

그러하니 삼재를 면하거나 피하는 것도 우리들의 한 생각에 달려 있지만 그 한 생각이 그렇게 간단하게 와 닿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마음에는 바르게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이 있는가하면 유혹에 쉽게 끌려가는 마음이 우리들의 큰 마음속에 공존(共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혹이나 환상에 끌려가는 마음은 재앙의 운을 키워가지만 자기의 마음자리와 주변사항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는 마음은 재앙을 피해갈 수 있게 하는 힘을 기를 뿐만 아니라 자기의 위치를 향상하게 하는 마음이다.

금강경에서 수보리존자가 부처님께 “마음을 어떻게 머물러야 하며 어떻게 항복받아야 합니까?”고 여쭌 질문이 바로 이에 관한 질문이었다. 금강경에서는 나의 물건을 아깝게 생각하지 말고 필요한 사람을 돕기 위해 보시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도와주었다는 생각을 하면 보시공덕이 없어지지만 도와주었어도 도와주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으면 무한한 보시공덕을 받게 된다고 하셨다. 이렇게 하면 모든 죄업이 사라지고 삼재를 면하거나 피할 수 있다는 말씀이다. 즉 과거에 혹은 전생에 지은 빚을 남김없이 갚으라는 말씀이다. 이와 더불어 요즈음 절에서는 절을 많이 시켜 유혹당하기 쉬운 마음을 항복받아 몸으로 착한 일을 하게하고, 입으로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하는 염불을 하게하여 관세음보살과 같이 이로운 말을 하게하며, 또 자기 마음을 참관하는 참선, 관심법(觀心法)을 시켜 잘못된 마음을 찾아 바로잡고 착한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을 생각하게 한다.

이와 같이 하여 삼재를 면하는 운에 도달한 사람을 성불(成佛)하였다고 하고 성불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삼재를 소멸시키기 위한 보살행으로서 만중생의 자유와 평화 행복을 위해 자기를 바치게 된다.


2006. 12. 17.
대한불교조계종 불타사 주지 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