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사] 희망과 꿈

2010.01.02 19:28

현성 Views:7108

우리는 항상 희망과 꿈이 있는 세계에서 살기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그 희망과 꿈에 역행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을 자주 한다.

예를 들면, 고생스러운 일은 다른 사람이 해 주기를 바라거나, 나쁜 결과가 나온 것은 남의 탓이요, 좋은 결과는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마음, 자신은 이런 것에 취미 없다고 생각하거나, 슬퍼서 죽겠다, 기뻐서 죽겠다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자기의 희망과 꿈에 역행하는 것들이다.

자신의 희망과 꿈을 살려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을 참구(參究)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참구라 함은 몸과 마음을 참여시켜 끝이 다할 때까지 추구한다는 의미이니, 자신을 아는 일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는 근본이 되고 희망과 꿈을 이루는 기초가 된다. 자신을 참구하는 일이 성숙해 지면, 좋은 일 나쁜 일을 가리지 않게 되고, 네 일과 내 일을 분별하지 않으며, 남이 나에게 원하는 일이든 내가 해야 할 일이든 무엇이나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돕게 된다.

 

이러한 마음은 남을 원망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마음이라야 항상 평온하다. 남이 나를 위해 해 주기를 바라기보다 자신이 스스로 부지런히 하는 마음이니 남을 미워하거나 원망할 일이 없다.

이러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무엇이든지 하는 일마다 이룰 수 있는 마음이요, 취미란 업(業) 이외 따로 있는 법이 아님을 아는 마음이니 좋고 나쁜 일을 가리지 않고 아무 일이나 즐길 줄 아는 마음이다.

슬픈 일이 닥쳐도 그 속에 기쁨이 있음을 볼 줄 아는 마음이다. 임종(臨終) 시에도 죽음 속에 생명이 있음을 볼 수 있는 마음이니, 안이나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걸림 없는 마음이고 두려움이 없는 마음이다.

남이 나를 헐뜯는다 해도, 남이 나를 욕한 다해도, 그 이유를 따지거나, 같이 욕하기보다 그 사람은 착해서 더 심한 말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로 말 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누가 무엇이라 해도 애통(哀痛)할 일이 없다.

애통할 일이 없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흔들림이 없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고, 흔들림이 없는 마음은 건강하고, 건강한 마음은 육체를 건강하게 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무엇을 하더라도 걸림 없이 할 수 있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고, 그리고 또 그 행복을 나누어 주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다.

불행히도, 남의 말에 민감하여 슬픔과 고통의 늪에서 헤매는 사람들은 애통(哀痛)에 빠지기 쉬운 사람들이다. 애통에 빠진 사람은 속상해 심병(心病)에 걸리기 쉽고, 심병은 육신의 고통으로 화하여 의사와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누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한다 해도, 조금도 동요(動搖)함이 없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나를 방어하는 가장 절묘한 비법이고, 화합(和合)을 추구하는 정법(靜法)이며, 희망과 꿈을 실현하는 귀한 방편(方便)이 될 수 있다. 조금도 동요(動搖)함이 없는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을 참구(參究)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새해를 맞이하여 자신을 참구(參究)하는 습관으로 대화합(大和合)을 추구하고, 호랑이와 같이 용맹스런 희망과 꿈이 무성하여 하늘을 채우고 모두가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기원한다.

 

대한불교 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

201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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