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의왕(醫王)이다

2007.02.25 19:06

bultasa Views:6627

마음이 의왕(醫王)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뜻밖의 충격으로 갑자기 쓰러지는 수도 있고, 풍을 만나 반신을 잘 쓰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대소변을 보는데 불편하기도 하며, 어떤 사람은 소화가 잘 안 되고, 어떤 사람은 가슴이 답답하고, 또 어떤 사람은 골치가 아픈 경우들이 흔히 있습니다.

우리들은 이들을 외부에서 온 재앙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어떠한 병도 원인 없는 병은 없다고 하시며 모든 병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들이 생각할 수 있는 병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영양실조, 둘째는 운동부족, 셋째는 강박(强薄-강하고 엷고 좁은)한 마음 즉 긴박한 마음, 분한 마음, 슬픈 마음, 화내는 마음, 적개심, 인색한 마음 등입니다. 그리고 또 부처님의 법대로 생각해 보면 특정한 영양분이 몸에 부족하여 병이 발생하는 것도 내 마음이 특정한 음식을 가려 먹는 습이 있기 때문이며, 운동을 하지 않는 것도 고도로 발달한 문화생활에서 몸을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마음의 습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니 강박(强薄)한 마음을 쓰는 것도 영양실조도 운동부족도 모두 내 마음이 짓고 있는 업입니다.

그러므로 몸이 받는 재앙은 여러 가지 종류로 말미암아 누적된 심적인 충격이 육체가 지니고 있는 저항력을 초과함으로 일어나는 육체의 반응일 수 있습니다. 불행하게 촉발되는 불상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평소에 건전한 정신과 마음을 닦아 미래에 일어날 충격을 사전에 차단하고, 나아가 과거에 쌓인 충격을 하나하나 해소함으로서 외부에서 오는 충격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됩니다. 이로써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방지하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보람 있는 삶을 즐기고 명(命)이 다하는 때에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고자, 우리들은 사수관(死隨觀)을 공부하고 자심관(慈心觀)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이 갖는 모든 고(苦)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으니 그 원인을 찾아 소멸하면 고가 소멸되는 법이라고 하였습니다. 사수관(死隨觀)은 모든 고의 원인을 찾아 소멸하는데 특효가 있는 위빠사나 선(禪) 수행의 일종입니다. 글자 그대로 죽음을 따라가는 관법인데 자신이 죽어서 시체로 변하였다고 가상하여 죽은 자신을 바라보는 수행입니다. 죽은 자신을 바라보는 사이에 잊어버린 과거지사에서 고(苦)의 원인을 알게 되고, 몰랐던 잘못을 깨닫기도 하고, 부족했던 자신이 인식되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 관법에서 알게 된 대로, 깨달은 대로, 배운 대로 행하시면 고(苦)가 소멸되어 마음이 가벼워지고 시원하게 됩니다.

고(苦)의 원인 중에 가장 공통되는 원인은 인색함입니다. 마음이 인색한 사람은 자신이 먹는 것에도 인색하여 가리는 것이 많고, 게을러서 운동도 하기 싫어하고, 쉽게 화도 잘 내고 남과의 관계도 대단히 경색되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니 잔병이 많고 항상 화가 끓습니다. 이러한 사람은 자신을 위하여 자심관(慈心觀)을 수행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자심관은 사마타 선(禪) 수행의 일종입니다. 누구도 자신보다 더 귀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애심(慈愛心)을 길러 자신에게 더 유연(柔軟)하고, 더 친절하며, 더 이해심이 있고 동정심을 자신에게 베풀 수 있도록 능력 있는 자신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수행입니다. 자심관을 수행하는 방법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자신의 코밑에 세우고 자신의 마음의 눈으로 자신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마음의 눈으로 자애심(慈愛心)이 가득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래 주문을 반복하여 외웁니다.

1. 나에게 모든 위험한 난(難)이 없게 하여 주소서.
2. 나에게 정신적 고통이 없게 하여 주소서.
3. 나에게 신체적 고통이 없게 하여 주소서.
4. 나를 평안하고 행복하게 하여 주소서.

자애로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위 주문을 30분간 반복하는 동안 아무 잡념 없이 할 수 있게 되면 많은 영적인 감명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자신이 전과 다른 사람이 되어 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인색한 자신이 자애로운 자신으로 변하여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수관(死隨觀)과 자심관(慈心觀)을 수행하면 편안하게 잠을 자고, 악몽을 꾸지 않고, 편안하게 일어나며, 인류에게 귀중한 사람이 되며, 마음이 쉽게 선정(禪定)에 들 수 있고, 천신(天神)이 그를 보호하며, 용모(容貌)가 광결(光潔)하게 되며, 죽을 때 편안하게 죽어 하늘에 태어나게 됩니다.

이것이 모두 내 마음이 짓는 업이니 내 마음이 곧 의왕(醫王)입니다.


2004. 10. 4.
대한불교 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