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健康)

2009.06.21 22:52

현성 Views:6715

생명(生命)은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한 것이지만 그 생명은 육체적인 건강(健康)이 있음으로써 유지된다. 육체의 건강이 약해짐에 따라 생명이 위험을 받고, 건강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찰나에 운명(運命)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육체적인 건강을 타고나지 못한 사람도 있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습관이 건강을 해쳐 단명(短命)하게 되는 예도 있고, 습관이 오히려 건강하게 해 주어 장수(長壽)하는 예도 많다. 그러므로 건강하게 사느냐 못사느냐는 생활습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병약(病弱)한 모습이나 건강한 모습은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생활습관은 몸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는 잘 인식되지 못한다. 반복되는 좋고 나쁜 마음의 작용이 몸이라고 하는 거울에 비춰질 때 그 비춰진 마음의 그림자를 보고 스스로 잘하고 못하는 마음작용을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순간에 몸과 마음의 관계를 깨달을 수 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몸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고, 몸을 편안하게 할 수 없는 사람은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몸은 마음의 그림이요, 그림자의 주인은 마음인 것을 깨닫는다.

 

마음에 불편함이 일어나는 예는 ①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이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낄 때, ②남이 가지고 있는 것과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비교할 때 남이 자기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될 때, ③남이 하는 행위를 내 사고방식(습관)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때, ④사람들과 같이 일 할 때 나는 오른 쪽으로 도는 것이 편한데 상대는 왼쪽으로 도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을 들을 때, ⑤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의 작용이 일어날 때, 그리고 ⑥권리를 주장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생각은 마음을 복잡하게 하고, ⑦옆집 콩이 더 맛있게 보이고 커 보이는 것도 생각을 어지럽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마음의 습관에 의해 마음은 불편함을 느끼고 그 불편함은 우리들의 몸에 비춰지고 단명하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마음의 습관을 바로 세우기 위해 자기가 가진 것이 작든 크든 비교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잘 이용하여 도움이 되게 하고자 노력하는 마음을 가지면,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내 마음이 편안해지면, 그 편안함이 내 몸에 비춰져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노력하는 과정을 “고정된 생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수행(修行)이라 하고, 고정된 마음의 습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유롭게 되는 것을 해탈(解脫)이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해탈을 수행 상에서 가져야할 가장 큰 덕목(德目)으로 인정한다. 해탈을 하면 그 자체에서 신비(神秘)한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고정된 마음의 습관에 걸려 사물을 보던 눈의 안경을 벗어 버리고, 보이는 대상을 아무런 걸림 없이 사실대로 볼 수 있는 안목(眼目)으로 돌아온 것이다. 사물을 바로 보는 눈이란 사실을 사실대로 볼 수 있는 눈을 말한다. 즉 일체 선입견(先入見)에서 해방될 때 사랑스럽고 미운 것이 나의 마음의 습관에 의해 비춰지는 것이 아니라 선입견이 전혀 없는 마음에 상대가 있는 그대로 보인다는 말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맺은 사랑은 상대를 바로 보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되고, 있는 그대로 보고 맺은 인연은 바른 결과를 얻게 되는 원인이 된다는 인과법(因果法)이다.

그러므로 모든 사안(事案)을 결정하는 전제조건이 “바로 보는 것”이다. “바로 보기” 위해서는 일체 마음의 습관에서 자유로워야 하고, 자유롭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주고 주고 또 주는 것을 반복하는 수행이다. 반대급부를 기대하지 않고 주는 것이 마음의 습관을 비우는 원인이 되어 언젠가는 어떠한 선입견에도 걸리지 않는 해탈을 하게 되고, 그 해탈에 의해 불가사의한 과보를 얻게 된다.

 

해탈을 하게 되면 자기 자신을 위해 갖고자 하는 욕심에서 자유롭게 되었으니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게 된다. 남을 위하는 일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대중의 신뢰를 받게 되고 그 신뢰로서 대중의 화합을 모색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대중의 화합에 장애 요인은 남보다 “자기”를, 그리고 전체보다 “자기”를 앞세우는 마음의 습관에서 온다. 이러한 마음의 습관에서 해탈할 때 “자기”보다 남을, 그리고 전체를 앞세우는 마음이 될 수 있게 되니, 전체는 화합(和合)하고 합심(合心)할 수 있으며, 전체가 합심할 수 있는 곳에는 불가능이 가능한 신비(神秘)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세상의 신비는 죽음과 삶이 양분(兩分)되어 있지 않는 영원한 생명을 즐길 수 있는 열반(涅槃)의 세계이다. 이 목숨이 끊어지는 찰나 새 생명을 받게 되는 이치를 볼 수 있는 눈이 열려 있기에, 살아생전에 죽음과 삶이 둘이 아닌 극락세계에 있게 되는 것이다.

병(病)과 죽음이 기다리는 이 가혹한 삶에서 “내 고정된 마음의 습관”을 다스리는 길만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말씀을 믿고 이웃을 사랑하고 원대한 희망을 가지고 보람차고 멋지게 건강한 모습으로 영생(永生)하시기를 기원한다.

대한불교 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

2009.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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