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自由)와 성장(成長)

2009.07.14 21:35

현성 Views:6943

사람들은 자유를 마음껏 누리면서도 경제적 성장을 최대로 높일 수 있기를 갈구(渴求)한다. 자유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하지만 자유와 돈은 반드시 같이 가는 것은 아니다. 자유를 누리다보면 돈 버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는 현대사회에서 법적인 권리 즉 인권법, 노동법 등으로 보장되어 있지만 성장은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권리가 아니다.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 자유를 마음껏 주장하여 자유는 누렸지만 성장은 오히려 뒤져 플러스(+)성장보다 마이너스(-)성장으로 떨어지게 된 것이 현재 온 세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게 된 경제위기이다.

과연 성장이 없는 자유가 인류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자유 없는 성장이 가능한 것일까? 성장과 자유가 공존(共存)할 수 있는 사회는 이룰 수 없는 것일까?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인권법과 노동법으로 노동자의 노동운동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어 있어 노동조합이 그들의 실리(實利)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하나를 얻으면 얻을 때는 좋았지만 잠시 후 또 다른 하나를 바라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 조만간에 또 새로운 것을 요구하게 되고, 또 요구하게 되니 언젠가에는 그 요구의 한계에 부딪치게 되어 있고,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불만이 일어나게 되고, 그 불만이 극에 달하게 되면 극한투쟁 형태의 데모로 나타날 수 있는 법적인 제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성장(成長)은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음으로 기업은 도산(倒産)할 수밖에 없는 괴로움이 있고, 기업이 도산할 지경이 되면 국가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의 악순환을 하게 되고, 국민생활의 현재와 미래를 불안하게 위협한다. 이 때 노동조합의 자유권의 행사는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지만 기업과 그와 인연된 국민의 편안을 보장하는 법이 없다는 것이 불평등 사회를 형성하게 되는 제도적인 모순이다.

어떻게 보면,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인간사(人間事)의 흐름을 법치국가의 법이 유연(柔軟)하게 대치하지 못하고, 항상 많은 피해자(被害者)가 생기게 되면 그 때 법을 개정 또는 제정하려 하게 되고, 법이 제정될 때쯤 되면 그동안 세월은 또 급속히 변해 새로 만든 법이 이미 시대착오적인 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억설(臆說)이 나오게 된다.


불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법치국가의 법에 의지해 무엇인가 구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자 하는 생각과 행위는 결코 그 자유를 충족할 수 있는 만족은 없다. 이는 오히려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자유요 성장을 불능(不能)하게 하는 자유 보장 제도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병든 사람도 아니요 가난한 사람도 아니다. 이들은 남을 해치고자 하는 생각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무서운 사람들은 불만에 찬 사람들이다. 이들은 남을 해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은 자기가 가진 꽃을 두고 계속 다른 꽃을 찾으니 자기가 가진 꽃의 향기를 순수한 마음으로 느껴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법에 의지하는 자유와 권리는 그에 의지하는 순간 인간적인 정(情)과 윤리와 도덕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그들의 주위는 마치 무서운 폭풍우가 몰아닥칠 것만 같은 두려움에 쌓이게 한다.

불교에서 선양하는 자유는 상대로부터 구하는 자유를 자유라고 하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자유는 불화(不和)와 불안(不安)의 근본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돌려 자기를 바라보는 자유를 진정한 자유라고 한다. 밖에서 구하는 자유는 생각으로 착각하여 느끼는 자유라 스스로 자기를 구속하는 자유가 되는 것이니, 반드시 안에서 구하는 자유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가르친다. 주어진 조건을 바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자유는 지혜로운 자유이니, 자기 능력의 개선, 혁신, 창조의 실천으로 이어지게 되는 자유이다. 내가 가진 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나와 이웃을 위해 그 꽃을 더욱 아름답고 향기롭게 할 수 있는 지혜로운 자유와 새로운 꽃을 더해가는 창조적인 지혜의 문을 열어 가게 되는 자유이니, 결국 자유와 성장을 더욱 성숙시켜 가는 자유가 되는 도리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자유는 불만을 모르는 자유요, 사람과 사람사이의 정(情)을 더욱 더하게 하고, 윤리와 도덕이 법(法)보다 앞서게 하며, 항상 현실을 바로 볼 줄 알아, 주어진 조건의 개선, 개혁, 창조로 성장을 활발하게 하여 주는 동력이 되는 자유이기에 자유와 성장 그리고 만족이 함께하는 사회를 세울 수 있는 비결이 될 수 있다.


인류역사상 발달되어 온 모든 문화와 문명은 모두 사람들의 내면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들의 내면에 우리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다 갖추어져 있다. 다만 자신이 가진 것을 보고자 하는 자유를 행사하는 사람들에게만 보일 뿐이다. 모름지기 우리는 자기에게 주어진 조건을 관찰하는 지혜를 닦아가야 한다. 한 조건을 봐 알 수 있게 되면 그와 인연된 조건들을 알 수 있게 된다. 이 조건들을 알 수 있는 가운데 필요한 개혁과 창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될 것이니, 이러한 사람들이야 말로 진정한 자유인이요, 성장할 줄 아는 사람들이니, 부족함이 없는 만족과 번뇌 없는 고요함을 즐기며, 많은 사람들에게 지혜와 덕을 베푸는 보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있는 그대로에서 아름다움을 보고, 그를 키워가는 재미를 느끼고, 만족할 줄 아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시카고 불타사 현성 합장

2009.7.12.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118 돌아가시다 현성 2009.09.20 9126
117 선(禪)밖의 선(禪) 현성 2009.09.07 7061
116 지혜와 탐욕 현성 2009.08.16 7334
115 봉사(奉事)와 불교 현성 2009.08.01 6749
» 자유(自由)와 성장(成長) 현성 2009.07.14 6943
113 인간(人間)과 인생(人生) 현성 2009.07.06 7617
112 건강(健康) 현성 2009.06.21 6713
111 무한경쟁과 극한투쟁 현성 2009.06.02 6997
110 단(斷)과 불생(不生) 현성 2009.05.11 6785
109 차별(差別)과 무차별(無差別) 현성 2009.04.20 6986
108 사랑과 명상 현성 2009.03.29 7281
107 평화와 불교 현성 2009.03.09 7040
106 맑고 밝은 것이 있을까? 현성 2009.02.03 7358
105 바르게 배우자 현성 2009.01.04 7226
104 몸과 사랑 현성 2008.12.23 7761
103 안녕과 사랑 현성 2008.12.01 8385
102 예수 천국, 불신 지옥 현성 2008.11.16 8603
101 시어머니와 불교 현성 2008.10.21 8309
100 불교와 사랑 현성 2008.10.05 8394
99 보시와 부드러움 현성 2008.09.09 7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