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봉축법어(불기2551년)

2007.05.10 03:20

bultasa Views:6958

부처님께서는 고통 없는 인생의 길을 찾기 위해 6년간 피골이 상접될 만큼의 처절한 고행(苦行)을 하셨다. 그렇게 고행(苦行)을 하신 이유는 그 당시 수행자들이 고통의 원인은 육체적 욕망 때문에 생기는 것이니 육체의 욕망을 소멸함으로서 천국에 태어나 극락을 이루게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육체의 욕망이란 성욕, 식욕, 물욕(物慾), 편안하고자 하는 욕심 등이라 했다.
그리하여 출가하여 성욕을 금하고, 식욕을 줄이기 위해 일일(一日) 일식(一食), 그 다음에는 양(量)을 되도록 줄이고, 물욕을 금하기 위해 남루한 옷을 입고, 흙이나 바위 위, 혹은 동굴에서 자고, 몸의 편안함을 금하기 위해 한 발로 하루 종일 서 있기도 하고, 며칠이고 눕지 않고 좌선(坐禪) 혹은 행선(行禪)을 하기도 하였다.
6년간 이렇게 지독한 고행으로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신 끝에 깨달으신 것은 ① 천국에 가기 위해 고행을 하는 것은 바른 수행 방법이 아니다. ② 수행자가 천국에 가기 위해 수행하는 것은 온당한 수행 목적이 될 수 없다. 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당시 수행자들이 하던 수행 목적과 방법에서 탈피하여 수행 목적을 죽어서 천국에 태어날 것이 아니라 현세에서 고통 없이 극락(極樂)을 이루는 법을 깨달을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수행 방법도 지독한 고행에서 몸을 지탱할 수 있을 만큼 음식도 먹고, 필요한 수면도 취하며, 자리도 오랜 시간 앉아 있을 수 있는 편안한 자리를 택해 가부좌를 하고 일념으로 수행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정진하여 크나큰 깨달음을 얻으셨다.
 
모든 일을 함에는 방법이 그 목적에 똑바르게 부합해야 한다. 이 똑바르게 부합되는 방법을 부처님께서는 중도(中道)라고 하셨다. 육체의 욕망을 소멸하기 위해 몸을 허약하게 하거나 죽게 하는 방법으로 득도(得道)할 수 없는 이치는 마치 몸을 살찌게하고 편안하게 하여 게을러지게 하는 방법으로 득도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득도하기 위한 수행법은 중도라야 한다고 하셨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바는 삼차원(三次元)의 세계이다.
① 일차원의 세계는 지옥과 천국이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은 하근기 중생도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일이라 하시며, 현세에서 하늘나라 사람들과 같은 삶을 즐기고자 하는 분은 세상사(世上事)에 대한 집착(執着)을 버리면 누구라도 하늘나라에 가고오고 할 수 있다고 하셨다. 세상사에 집착하는 사람은 지옥에 가고, 집착을 버리는 사람은 하늘나라에 가니 하늘과 지옥은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세계라고 하셨다.
② 이차원의 세계는 무념(無念) 무상(無想)의 세계이다. 하늘나라를 초월하는 세계이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최소한 무념무상의 경지를 체험해 봐야 한다고 하셨다. 무상(無想)이란 글자대로는 생각이 없다는 말인데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각, 번뇌 망상을 지워버리기 위해 일념으로 정진하는 것을 무상(無想)이라 하고, 일념으로 정진한다는 생각마저 사라지는 경지에 들어갔을 때 무념(無念)이라 한다. 이 무념의 경지에 자재롭게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을 자기를 조복(調伏)받은 사람 혹은 자기를 정복(征伏)한 사람이라 한다. 이 무념의 경지에 들어가면 생각이 없는 세계에서 다시 생각이 있는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이 생각이 있는 경지를 비무상(非無想)이라 한다. 비무상이란 글자대로의 뜻은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뜻인데, 이 세상사에서 느끼는 의식계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의 의식이 열린다는 뜻이다. 즉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 경지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사람으로 태어난 도리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 하셨다.
③ 삼차원의 세계는 영적(靈的)인 세계로서 어리석음이 없는 밝고 지혜로운 세계이다. 비무상(非無想)의 경지에서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면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원인을 알게 되고 그를 치유하는 법을 깨치게 되며 천안(天眼), 혜안(慧眼), 법안(法眼), 불안(佛眼)의 눈이 열리는 영적인 세계로서 수많은 중생을 구제할 수 있는 능력을 구족하게 되는 지혜로운 세계라고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이 삼차원의 세계를 맛볼 수 있도록 한 순간도 낭비하지 말고 정진하라는 말씀을 남기시고 세수 80세에 열반하셨다.
부처님께서 당시 1,500년이란 긴 세월의 뿌리를 가진 사성(四姓)의 계급제도를 부정하는 혁명적인 운동을 펼치셨지만 당시 최상 계급인 브라만 족이나 왕족이 그를 해칠 수 없었던 것은 부처님께서 이 삼차원 세계에서 천안통(天眼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등 신통(神通)을 갖추셨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이 위대한 길을 보이신 정해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부처님의 삼차원(三次元) 세계를 다시 한 번 새겨보며 우리들의 얕은 안목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저희 불타사 신도님들은 모든 정성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삼차원의 세계로 뛰어들기 위해 일념으로 정진하고 있다. 그리고 교민 여러분들의 따뜻하신 후원에 늘 감사드리고 있음을 이 자리를 빌려 전해드리고자 한다.

2007. 5. 7.
대한불교 조계종 불타사 주지 현성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