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禪定) 수행을 하는 마음의 자세

2007.02.25 19:44

bultasa Views:6782

선정(禪定) 수행을 하는 마음의 자세


부처님께서 꼬삼비 수도원에 계실 때, 꼬삼비 국왕 우데나의 초청을 받아 왕궁에 가셨다. 우데나 국왕은 그의 왕비 사마와띠를 위해 부처님과 그의 제자들을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법문을 들었다. 부처님께서 법문을 마치신 다음 사마와띠 왕비를 가까이 오게 하여 조용한 목소리로, “내가 보니, 명(命)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당황하거나 죽음을 피할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다만 정좌(正坐)하고 마음을 집중하여라.” 사마와띠 왕비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고, “내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 후 한 달쯤 지난 어느 날 왕비궁에 불이 났다. 왕비와 왕비의 상궁들은 그 때 참선 수행 중에 있었다. 그들은 불이 난 것을 알았지만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채 마음 집중을 하고, 조금도 흩어짐 없이 불에 타 죽었다. 이 소식을 들으신 후 부처님은 다음 세편의 게송을 읊으셨다고 한다.


사마와띠 왕비 이야기(법구경 게송 21)

마음 집중은 죽음을 벗어나는 길
마음 집중이 되어 있지 않음은 죽음의 길
바르게 마음이 집중된 사람은 죽지 않는다.
마음 집중이 되지 못한 사람은 죽은 사람과 같다.


사마와띠 왕비 이야기(법구경 게송 22)

이 같은 진실을 완전하게 알아
항상 마음을 집중시키는 현자(賢者)에게 있어
마음 집중은 그에게 법희(法喜)를 주고
그를 언제나 성스러운 길에 머물게 한다.


사마와띠 왕비 이야기(법구경 게송 23)

현자(賢者)는 지속적으로 마음 집중을 수행하여
내적 고요함과 평화를 성취하나니
열반은 모든 얽매임으로부터 벗어난 경지,
열반은 위없는 참된 기쁨이며 행복이다.


부처님께서 계속하여 말씀하셨다. 사마와띠 왕비를 죽이려는 무리들이 왕비 궁에 문을 걸어 잠그고 불을 질렀기 때문에 왕비가 밖으로 나오려고 했어도 나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나왔다고 해도 칼에 맞아 죽음을 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왕비와 상궁들이 죽음 앞에서도 정좌(正坐)하고 마음 집중을 하였기 때문에 그들은 성스러운 사다함과를 증득하여 모두 열반에 들었느니라. 라고 하셨다.


베트남 전쟁 때 베트남의 어느 스님이 정전(停戰)을 호소하며 정좌하고 휘발유를 몸에 끼얹고 불을 질러 훨훨 타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서방 기자들이 이를 특종 기사로 다루었고, 미군이 베트남을 포기하고 정정협정을 맺고 베트남에서 철수하는 계기가 된 사실은 너무나 유명하다.


3.1절 독립 운동에 가담하였던 어떤 스님이 일본 경찰에 붙잡혀 문초를 받은 후 사형 선고를 받았다. 사형이 집행되는 장소에서 그 스님에게 최후로 할말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 스님께서,

너희들이 내 목을 칼로 친다 해도 나를 치지는 못할 것이고, 총으로 내 심장을 쏜다 해도 나를 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하니 저 세상에서도 세세생생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나는 독립운동을 할 것이다. 라고 했다한다. 이 말씀도 선객(禪客)의 말씀이다.


이와 같이 죽는 자는 죽는 것이 아니요 비굴하게 살려고 하는 자는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니 마음 집중을 하는 사람은 살아 있으나 죽어 있으나 항상 법의 희열(喜悅)을 느끼며 성스러운 길에 머문다고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2006년 9월1일
시카코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