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0 08:15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이 자애로운 모습으로 절을 받고 있습니다. 절을 하는 스님역시 방장 스님께 절을 올리는 게 즐거운 듯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참 따뜻한 모습입니다. 근대 한국불교의 중흥조이신 경허선사께서 이루신 덕숭총림의 진면목을 짐작케 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방장 스님이 서 계신 저 자리가 오늘의 한국 선불교를 있게했던 대선사들이 서 있었던 자리입니다. 조선시대 5백년 동안 핍박받았던 한국 불교는 일제시대에 일본 불교에 동화될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으나 혜성처럼 나타나신 경허선사덕에 겨우 명맥을 이었고 수월 혜월 만공선사가 바로 이곳에서 정진에 정진을 거듭해 그 선맥을 한국에 널리 퍼뜨렸습니다. 언급했던 선지식들이 안계셨더라면 한국 현대 불교의 특징인 '선불교(禪佛敎)'는 없었을 것입니다;
해마다 안거철이면 전국 1백여개의 선방에서 근2천여명의 수좌들이 하루 20시간 자리에 앉아 화두를 참구합니다. 외국에서 놀라는 한국 불교만의 일입니다. 간화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지만 어찌됐든 선하면 한국의 불교를 떠올리지요. 선맥이 이어졌던 게 경허선사의 깨달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수덕사는 바로 그 때문에 선지종찰(禪之宗刹)로 불려지고 수덕사에 살고 있는 대중들은 선사들의 맥을 계승하기위해 치열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방장스님 역시 안거철이면 뒤에 보이는 능인선원에서 하루 20여시간 동안 정진을 거듭합니다. 이것뿐이 아닙니다. 선농일치(禪農一致)의 전통이 숭덕총림에는 면면히 내려오고 있습니다. 방장스님도 공부를 안할 때면 삽과 괭이를 들고 도량 구석구석을 손 봅니다.
방장스님께 절하는 스님의 마음과 제 마음은 같습니다. 불교 이 나라에 꽃 피게 하려는 부처님의 섭리로 수덕사에 경허선사 수행하게 하시고 그 후 선맥 이어받은 큰 봉우리들 계속 나게해 오늘날의 한국 불교 일궜으니 만배라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경허선사, 수월스님, 만공선사에서 비롯된 진리 갈구하는 마음은 이제 세상으로 회향하는 중입니다. 사진쟁이 시절인연 닿아 마음과 몸 가짐 바르게해 미진이라도 도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