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무소화분(化無所化分) 第二十五

(교화해도 교화를 받은 자가 없다)


須菩提 於意云何 汝等 勿謂如來作是念 我當度衆生 須菩提 莫作是念 何以故 實無有衆生 如來度者 若有衆生 如來度者 如來 卽有我人衆生壽者 須菩提 如來說 有我者 卽非有我 而凡夫之人 以爲有我 須菩提 凡夫者 如來說卽非凡夫 是名凡夫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너희들은 여래가 ‘내가 중생을 제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지 말라.’ 수보리야,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여래가 제도할 중생은 실로 없기 때문이다. 만일 중생이 있어서 여래가 제도한다면 여래는 곧 아 인 중생 수자가 있는 것이다.

수보리야, 여래가 ‘내’가 있다고 설하는 것은 곧 ‘내’가 있음이 아니다. 범부들이 ‘내’가 있다고 하니 있는 것이다. 수보리야, 여래가 말하는 범부는곧 범부가 아니라 그 이름이 범부니라.”

여래는 중생의 고통을 소멸하고 열반으로 인도하지만, 여래는 중생의 고통을 소멸하고 열반으로 인도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만약 여래가 중생을 제도했다는 생각을 한다면, 곧 여래가 아니다. 아직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여의지 못한 것이다. 고 말씀하셨다. 무슨 뜻일까?


반야심경에 의하면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 행심(行深) 반야바라밀다시 조견(照見) 오온(五蘊) 개공(皆空) 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춰보고 일체 고통에서 건너느니라. 라고 했다. 무슨 뜻인가?

범부는 몸과 마음에 수많은 고통을 안고 있지만, 관자재보살이 금강경에서 말씀하시는 반야바라밀다를 깊이 들어가 보니 오온(五蘊)이 모두 공한 것을 비춰보니 일체 고난(苦難)이 모두 사라지더라. 라고 했다.

무슨 말씀인가?

범부는 몸과 마음이 항상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은 무상(無常)하게 변하고, 이 변화에 따르는 고통이 심하다. 관자재보살이 반야바라밀다에 들어 가 보니. 이 고통을 느끼는 몸과 마음, 즉 오온(五蘊), 다섯 가지 무더기, 즉 몸, 수(受), 상(想), 행(行), 식(識)이 모두 실체(實體)가 없어 공(空)하더라. 실체가 없다는 뜻은, 고통을 받는 몸의 실체도 없고, 느낌의 실체도 없으며, 생각의 실체도 없고, 말과 행동의 실체도 없으며, 의식의 실체도 없더라. 그러하니, 일체 고통과 관계된 실체가 없으니, 고통은 처음부터 자성(自性)이 있어 일어났던 것은 아니다. 다만 범부의 업력(業力)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어리석은 감정과 생각으로만 있었다는 것이 모두 공(空)했다는 뜻인 동시에 고통도 공했으니 일체 고액이 사라졌다. 라는 의미이다.

관자재보살이 반야바라밀다에 들어가 비춰보니 몸이 태어났다 죽었다 한다는 생멸(生滅)을 보니, 생(生)이라는 것은 전생에서 나타난 혼(魂)이 인(因)이 되어 외부의 연(緣)[부모 지수화풍(地水火風)]들을 만나 성숙되었을 때 나타난 것이니, 생(生)했어도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니 생(生)한 것이 아니요, 죽었다는 것도 외부에서 만난 연(緣)들이 모두 흩어지고 아무 것도 없는 것이 된 것이 아니라, 혼(魂)만은 남아 있는 것이니, 죽었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혼의 입장에서 보면 생(生)했어도 생한 것이 아니니 불생(不生)이요, 죽었어도 죽은 것은 아니니 불멸(不滅)이다. 두 사건을 합하여 보면 불생불멸(不生不滅)이다. 즉 범부이건 성인이건 부처이건 모두 평등하게 불생불멸하는 존재이다. 혼의 입장에서 보면 수많은 생을 거듭 나고 죽으면서 윤회했다고 하더라도 더러워짐도 깨끗해짐도 없으며, 늘지도 줄지도 않는 다는 것이다.

마음의 작용인 수 상 행 식, 느낌, 생각, 말, 행동, 의식을 비춰보니, 느낌은 사람이 눈 귀 코 혀 몸 의식의 대상과 접촉할 때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좋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느낌이 일어난다. 이 때 일어나는 느낌의 근원(根源)을 살펴보니 과거에 경험한 업의 종자가 발아(發芽)하여 그 대상과 접촉하여 느낌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보았다. 그리고 느낌은 생각을, 생각은 행동을, 행동은 의식을 연쇄적으로 순식간에 반응한다. 따라서 모든 행동의 근원은 마음속에 심어져있는 업의 종자와 그 힘, 업력(業力)이다. 업의 종자와 그 힘이라 함은 과거에 경험한 정보를 담고 있는 씨알이라는 의미에서 종자라 하고 그 씨알이 많고 적음에 따라 그 세력의 강약이 정해진다는 의미에서 업력이라 한다. 업력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의미에서 업식(業識)이라 한다. 숙명론은 사람이 자기의 업의 종자, 업력, 업식대로 살아 간다는 논리가 운명론이고 숙명론이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업식은 업력에 의해서, 업력은 업의 종자, 업의 종자는 내가 경험하는 행위의 정보를 담고 있는 씨알이다. 그러므로 내가 선행(善行)을 많이 하느냐 불선행(不善行)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 변해지는 것이니 업의 종자에 변하지 않는 자성(自性), 실체(實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실체가 없을 때, 공(空)하다고 한다. 경험에 의해 심어진 종자는 생각을 어지럽게 하고, 모든 번뇌의 원인이고, 불안과 공포의 원인이 된다. 이들은 모두 나를 망하게 하는 생각이라 하여 망상(妄想)이라 하기도 하고, 허망(虛妄)하다고도 한다. 아무튼 이들은 모두 깨끗하지 않은 부정(不淨)한 것이고 정화(淨化)해야 할 대상이다. 육바라밀을 닦는 것은 궁극적으로 이들을 모두 정화함으로서 선정(禪定)바라밀에 들어 갈 수 있고, 선정바라밀에 들어가면, 진여법계(眞如法界), 진여불성(眞如佛性)과 만나게 되어 반야바라밀을 체험하게 된다.

범부(凡夫)는 업식(業識)에 의해 반응하므로 나는 있다고 하는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고, 부처는 업식의 근원이 완전히 소멸되어야 부처가 됨으로 나는 있다고 하는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일으키는 근원이 모두 없어졌다. 그러나 부처가 ‘나는 범부라고 생각하는 법부들에게 범부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범부라고 이름 할 뿐이다. 이 때, 부처는 진여법계에 있으면서 진여불성에서 나오는 묘행(妙行)을 하시는 화신(化身)이다.


須菩提 莫作是念 何以故 實無有衆生 如來度者

이런 생각을 하지 말지니라. 왜냐하면 중생 한 사람도 여래가 제도할 자가 실로 없기 때문이다.

이 말씀에 대해 좀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어떤 의사가 아무리 좋은 약이라고 해도 먹고 먹지 않은 것은 환자에게 달려 있다. 의사가 이것은 좋은 약이니 먹으면 병이 낫는다고 하여 환자가 이를 먹고 병이 나샀을 때, 의사가 자기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 환자가 스스로 약을 먹고 병이 낫은 것이다. 라고 하면 의사는 아상(我相)이 없는 것이요, 의사가 내가 약을 지어 주었더니 환자가 병이 완쾌하였다고 하면 아상(我相)이 있는 것이다.

선택의 자유는 전적으로 각자에게 있다는 결론이 나오고, 모든 것이 각자의 마음에서 나오고, 그 결과도 각자의 마음으로 돌아간다는 결론이 나온다.


제25 화무화분(化無化分) 실무중생(實無衆生) 여래도자(如來度者)

여래가 제도한 이는 한 중생도 없다. 의 뜻은 무엇일까?

여래는 아상 인생 중생상 수자상이 없는 진여법계(眞如法界) 법신(法身) 그 자체이다. 그리고 일체 중생도 모두 이 진여법계 법신에 뿌리를 두고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있음으로 모두가 법신 한 몸 속에 있다고 보는 여래이다. 따라서 부처와 중생이 별개로 있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중생마다 진여불성이 있으므로 중생이 오온이 공한 것을 깨치기만 하면 곧 일체 고통에서 해탈할 뿐만 아니라 해탈지견(解脫知見)하는 여래이다. 누구도 누구에게 깨침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깨쳐야한다. 그러므로 여래가 제도한 이는 한 사람도 없다고 하는 것이다. 만약 여래가 한 사람이라도 깨닫게 해 준 중생이 있다면 이는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멸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누구도 누구를 대신해

밥을 먹어 줄 수 없고, 잠을 자고 쉬어 줄 수도 없으며, 대신 공부해 줄 수도, 수행해 줄 수도 없다. 그리고 대신 병들어 줄 수도, 죽어 줄 수도 없는 것이 이치이니, 남을 탓하지 말고, 자기 할 일 부지런히 하는 것이 도(道)의 길을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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