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소견호의(小見狐疑) 전급전지(轉急轉遲)

    좁은 견해로 의심하고 또 의심해서 급하게 서둘수록 일은 더디어진다.


좁은 견해(見解)로 의심하고 의심하거나 또는 여우 같이 의심한다는 것은 믿지 않는 마음을 말한 것이다. 믿지 않는 마음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호의(狐疑)는 남을 믿지 못해서 남보다 먼저 취하고자 하는 마음, 급하게 서둘러 남이 차지하기 전에 내 것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다. 일을 함에 있어서도 경쟁자들보다 빨리 해서 득을 보겠다는 성취욕도 이에 해당한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급하게 서둘면 오히려 일이 더뎌진다는 말이다. 일체 경쟁적인 의식을 가지면 일이 오히려 지연되기 쉬우니 경쟁적인 의식을 하지 말고 일에 열중하라는 의미도 되고, 어떤 일을 하는데 시한(時限)을 정해 놓고 일을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잘못하면 그 시한 때문에 일이 오히려 지연될 수도 있고 부실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씀이다. 과도하게 무리수를 택하면 오히려 해(害)를 본다는 교훈이다.

소견(小見)이란 작은 혹은 좁은 견해인데 이러한 소견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한 사람의 세계는 자기가 보는 것과 같은 세계, 그리고 크기도 깊이도 그가 보는 것 만큼의 세계밖에 모르니, 그가 생각하는 세계 밖의 세계는 그에게는 없는 것이므로 그가 보는 세계가 작고 좁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폭 넓은 세계는 그에게는 혼란스러울 뿐이고 잘 이해되지 않는다. 도둑질, 살인, 강도, 노름 등 중독성 환자들은 대개 이런 좁은 견해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라 다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즐길 줄 모르고 대체로 이러한 사람들은 대단히 이기주의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는 남을 해치는 것을 예사로 아는 성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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