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이견부주(二見不住) 신막추심(愼莫追尋)

    두 견해에 머물지 말고 삼가 찾으려고 하거나 쫓지를 말라.


이견(二見)은 두 가지 견해인데, 진과 망(眞妄), 선과 악(善惡), 공과 유(空有), 근과 조(根照), 적과 조(寂照), 근과 경(根境), 남과 녀(男女), 등 상대적인 두 가지 견해 혹은 개념 중에 한 쪽에 치우쳐 머물지도 말고, 삼가 치우친 견해를 쫓아 자세히 알려고 하지도 말라고 하셨다.

이러한 상대적인 개념에 대해 분별심을 갖지 말라는 말씀이고, 한 쪽에 치우친 일에 대해서 자기를 정당화하기 위해, 혹은 자기 의견을 내세우기 위해 근거를 찾고자 시간 낭비를 하지 말라. 모두가 부질없는 일이라는 말씀이다. 

우리들 마음에는 과거에 자기가 경험한 일들이 새겨져 있다. 이 경험에서 자기 마음이 쏠리는 쪽으로 자기의 견해가 성립된다. 이 견해가 선악(善惡)의 어느 쪽에도 치우치면 이치에 어긋난다는 말씀이다.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말라는 말씀은 선(善)을 택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니라 어떤 것을 선(善) 혹은 악(惡)이라고 규정해 버리면 그 규정에 의해 자기중심을 잃게 되고, 사실에 근거하기보다 개념 혹은 선입견(先入見)을 따르게 되어 상황판단이 흐려지게 된다는 말씀이다.

예를 들면 요즈음 한나라당 공천에 불복하여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공천자를 제치고 당선된 분들이 ‘복당하겠다’, 다른 쪽에서는 ‘복당불가’ 하다 등을 주장하는 근거와 개념이 있는데 그런 근거나 개념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은 문제를 풀기보다 오히려 문제가 더 꼬여질 뿐이다. 이러한 두 가지 견해에 머물기 전으로 돌아가 그 원상(原狀)에서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침이 없도록 마음을 비우고, 즉 중도(中道)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어느 편이든 이해득실로 눈이 어두워지면 순리에 어긋나게 되고 그 과보를 면치 못하게 된다는 말씀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자기중심을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게 바로잡고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진(眞)과 망(妄) 두 가지 견해 중 어느 한 쪽에도 머물지 말라는 말씀은 참된 진리에도 머물지 말고, 그를 탐구하려고 하지도 말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이는 진(眞)을 탐구하는 것을 만류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진(眞)이고 저것은 망(妄)이라는 고정된 분별심을 갖지 말고 현재 이 자리에서 중도를 지킬 줄 알라는 말씀이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선(善)과 악(惡), 혹은 진(眞)과 망(妄)이 뒤바뀐 사례는 무수히 많다. 예를 들면, 하나님이 지구를 평평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중세기 당시의 진리였다. 그래서 지구는 둥글고 회전한다는 지동설이 그 당시는 망령된 설이였지만 지금은 진리로 받아 들여졌다. 이러한 과학적인 예는 수없이 많다. 남자에게는 혼(魂)이 있지만 여자에게는 혼이 없다고 하는 진리를 세워 남녀를 차별한 종교가 있었고, 하나님이 자기 민족을 먼저 선택하고 다른 민족은 처음 선택된 민족을 보호하고 봉사하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진리, 자본가와 종교를 마약에 비유하여 지구상에서 없애야 한다는 사상 등 이러한 상대적인 개념들에 대해 한 쪽에 치우쳐 머물거나, 그를 정당화하기 위해 세세하게 추구하는 것은 모두 무모한 짓이라는 말씀이다.

이 한 쪽에 치우쳐 머물지 말라는 말씀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기보다, 항상 자기중심을 중도(中道)에 머물게 하라는 말씀으로 해석된다.

게송 14에서 공(空)을 추구하다보면 공에 배신당하고, 유(有)를 추구하다보면 유에 빠진다고 하여 한 쪽에 치우치면 반드시 그 치우친 대가를 받게 되어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남녀 사이에서도 너무 남자를 세워도, 혹은 여자를 세워도 오히려 부작용이 심하게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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