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계심평등(契心平等) 소작구식(所作俱息)

    마음을 평등과 맺어서 일체 짓는 바를 쉬어라.   


계심평등(契心平等)은 ‘마음을 평등하게 맺어라,’ 혹은 ‘맺으면’ 인데, 마음을 평등하게 맺는다는 뜻은 앞에서 양기불성(兩旣不成) 일하유이(一何有爾), 즉 ‘양쪽이 성립되지 않는데 어찌 하나가 있느냐,’고 한 단계에 이르면 사물을 잘못보아서 일으키는 편견(偏見)이 없으므로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사물을 대할 때, 마음은 평등하여 만법(萬法)이 평등(平等)하게 마음에 와 닿아 연(緣)을 맺게 된다. 이렇게 될 때 계심평등(契心平等)이라 할 수 있다.

소작구식(所作俱息)의 소작은 조작(造作)하는 바인데, 말하자면 나와 남을 집착하여 남의 허물을 보고 그를 험담하거나 시기(猜忌) 질투(嫉妬)하여 일으키는 여러 가지 번뇌들이 모두 마음으로 조작하는 바이다. 그러하니 소작구식(所作俱息)은 이러한 편견에 의한 조작하는 바를 모두 쉬게 하라, 혹은 계심평등하면 조작하는 마음이 모두 쉬게 된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소작구식(所作俱息)하면 계심평등(契心平等)하게 된다고 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마음의 대상에 대해 조작하는 마음이 쉬어져야 일체를 평등하게 수용(受用)할 수 있는 계심평등(契心平等)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여하간 일체 사물을 평등하게 보고, 마음으로 조작하여 남을 험담하거나 시기 질투하는 행위는 모두 쉬게 하라는 말씀이고, 또 이 말씀은 남이 이것을 하던 저것을 하든 살펴보지도 말고, 잘하는가? 못하는가 알려고 하지도 말며, 자기가 해야 할 일만 열심히 하라는 말씀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미국과 같이 다민족(多民族) 사회에서 서로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참으로 귀중한 좌우명(座右銘)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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