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지동무동(止動無動) 동지무지(動止無止)

    그침 중에서 움직이는 것은 움직임이 아니요, 움직임 중에 그침은 그침이 없는 것이다.  


지동무동(止動無動)의 지동(止動)은 ‘움직이는 것을 그치면’ 이니, 지동(止動)의 동(動)은 일체 편견이나 분별심의 작용이나 근심걱정 망상 등의 작용이다. 그러하니 지동(止動)은 이러한 편견, 분별심, 근심걱정, 망상 등의 작용이 완전히 소멸되여 적정(寂靜)에 든 경지를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무동(無動)의 동(動)은 역시 일체 편견이나 분별심의 작용이나 근심걱정 망상 등의 작용이니, 무동(無動)은 이러한 일체 편견, 분별심, 근심걱정, 망상 등의 작용이 없다는 의미이다. 이는 지동(止動)에서 일체 생노병사의 번뇌에서 해탈한 경지에서 불쌍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자비행과 보살행 등을 하는 움직임은 있지만 그 움직임은 편견이나 망상으로 인해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말로 해석한다. 왜냐하면 지동(止動)에서도 움직임은 있지만 그 움직임은 탐욕이나 어리석음으로 인한 움직임은 아니기 때문에 무동(無動)이라고 했다고 생각된다.

동지무지(動止無止)의 동지(動止)는 ‘고요한 것을 움직인다.’ 는 의미이니 일시적으로 마음이 고요하였다가 편견, 분별심, 근심걱정, 망상 등의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니, 게송 43) 미생적란(迷生寂亂), 미혹하여 고요함과 어지러움이 일어난다고 한 것과 같다. 조건의 변화에 따라 좋고 나쁜 감정의 기복(起伏)이 심할수록 더 미혹한 것이고 적을수록 덜 미혹한 것이며 완전히 조용해지면 적란(寂亂)이 없는 것이니 미(迷)함이 사라진 것이니, 깨달아서 좋고 나쁜 것이 없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동지(動止)이므로 조건에 따라 탐욕심이 움직이는 것이므로 일시적으로 그 움직임이 멈추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멈춘 것이 아니라고 하여 무지(無止)라고 했다. 그러므로 동지무지(動止無止)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상에서 일어나는 번뇌가 수행을 통해 멈추었다가도 잠시 후 그 번뇌가 다시 반복되므로 이는 멈추었다고 해도 멈춘 것이 아니니 동지무지(動止無止)라고 했다.

첫 구(句) 지동무동(止動無動)은 수행이 완전하게 이루어진 경지이고, 동지무지(動止無止)는 수행이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좀 다르게 표현하면 모든 번뇌가 멈추어진 가운데 움직이 있는 것은 번뇌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므로 움직임이 없다고 하여 지동무동(止動無動)이라 하고, 번뇌가 움직이는 가운데 잠시 멈춤이 있는 것은 번뇌가 완전히 멈추어진 것은 아니라 하여 동지무지(動止無止)라고 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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