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몽환공화(夢幻空華) 하노파착(何勞把捉)

    꿈, 허깨비와 공중의 꽃을 어찌 수고로이 잡으려 하는가.  


몽환공화(夢幻空華)의 몽(夢)은 꿈 몽자로 꿈을, 환(幻)은 변할 환자로 허깨비를, 공화(空華)는 공중의 꽃으로 헛꽃을 하노파착(何勞把捉)의 하노(何勞)는 어찌 수고로이, 파착(把捉)의 파(把)는 잡을 파, 착(捉)도 잡을 착으로, 파착(把捉)은 아주 꼭 잡으려는 부동한 마음이나, 목숨을 걸고 잡으려는 모습을 수식하는 단어이다. 

앞 게송 44)에서 일체이변(一切二邊) 양유짐작(良由斟酌) 일체 상대적으로 대립되는 두 개념 중 한 변에 치우치는 것은 짐작(斟酌)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것이나, 사람들이 이러한 짐작은 사실을 사실대로 알지 못하고 한 변에 치우치는 것이니 이는 몽환공화(夢幻空華)인데 어찌 목숨을 걸고 짐작으로 착각한 것을 잡으려 수고하는가? 라고 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짐작해서 만든 여러 가지 생각들은 모두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고, 공중에 핀 꽃과 같은데 사람들은 어리석어 이들을 잡으려고 온갖 짓을 다한다고 했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무엇을 보고 좋다는 것, 갖고 싶어 하는 것, 가지려고 애쓰는 것은 모두 마음이 조작해서 그렇게 느끼고 또 갖고 싶은 것이지, 무엇 그 자체에는 좋아할 것도 없고, 갖고 싶을 것도 없으며 가지려고 애쓸 필요도 없는 것이라는 말이다. 내 마음이 그렇게 조작해서 있는 것이지 실제 그러한 성질로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갖고 싶어 하는 것, 그 자체가 꿈이고, 꼭두각시이며, 공중에 핀 꽃과 같다는 것이다. 공중에 핀 꽃이란, 내 눈에 눈병이 나서 공중에 핀 꽃이 보이는 것이지, 내 눈이 건강하여 병이 없으면 자연히 꽃이 보일 리가 없다는 말씀이다.

결국 우리들의 마음에 허물이 있거나 때(垢)가 있을 때, 갖고 싶은 것이 있고, 그것을 가지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는 것이지, 실제 그렇게 좋은 물건이나 명예나 재물이 있어서 그것들을 취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욕망은 허망한 줄 알아서 부질없는 수고를 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좋다 싫다, 옳다 그르다고 하는 두 변은 모두 가설(假設)이고 실제 있는 것이 아니니,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고, 공중에 핀 꽃과 같다. 어찌 두 변에 매달려 내 주장이 옳다고 극한적인 투쟁을 일삼겠는가. 라고 하셨다.

우리들의 생활 자체를 자세히 살펴보면 무엇을 하는지도 확실히 알지 못하면서 하고 싶은 것이 많고 갖고 싶은 것이 많다보니, 그것들을 다 해보려고, 그것들을 다 가지려고 물샐틈없이 생각하고 뛰어다니곤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다음에 돌이켜보면 허무하게 귀한 시간을,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다 보내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들이 잡으려고 한 것이 모두 몽환공화(夢幻空華)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려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주장하고, 싸우는 것이 실질적인 알맹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꿈과 같은 짓이고, 허깨비와 같은 짓이며, 공중에 핀 꽃을 보는 눈병난 사람이니, 꿈을 깨고, 꼭두각시 노릇을 그만하고, 눈병을 어서 속히 고쳐야 서민생활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정책이 수립되고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37 신심명 38 욕취일승(欲趣一乘) 물오육진(勿惡六塵) Bultasa 2009.03.06 7537
36 신심명 39 육진불오(六塵不惡) 환동정각(還同正覺) Bultasa 2009.03.06 7543
35 신심명 40 지자무위(智者無爲) 우인자박(愚人自縛) Bultasa 2009.03.06 7515
34 신심명 41 법무이법(法無異法) 망자애착(妄自愛着) Bultasa 2009.03.06 7227
33 신심명 42 장심용심(將心用心) 기비대착(豈非大錯) Bultasa 2009.03.06 7157
32 신심명 43 미생적란(迷生寂亂) 오무호오(悟無好惡) Bultasa 2009.03.06 7128
31 신심명 44 일체이변(一切二邊) 양유짐작(良由斟酌) Bultasa 2009.03.06 7382
» 신심명 45 몽환공화(夢幻空華) 하노파착(何勞把捉) Bultasa 2009.03.06 7127
29 신심명 46 득실시비(得失是非) 일시방각(一時放却) Bultasa 2009.03.06 7297
28 신심명 47 안약불수(眼若不睡) 제몽자제(諸夢自除) Bultasa 2009.03.06 7582
27 신심명 48 심약불이(心若不異) 만법일여(萬法一如) Bultasa 2009.03.06 7380
26 신심명 49 일여체현(一如體玄) 올이망연(兀爾忘緣) Bultasa 2009.03.06 7611
25 신심명 50 만법제관(萬法齊觀) 귀복자연(歸復自然) Bultasa 2009.03.06 7362
24 신심명 51 민기소이(泯其所以) 불가방비(不可方比) Bultasa 2009.03.06 7055
23 신심명 52 지동무동(止動無動) 동지무지(動止無止) Bultasa 2009.03.06 7476
22 신심명 53 양기불성(兩旣不成) 일하유이(一何有爾) Bultasa 2009.03.06 7460
21 신심명 54 구경궁극(究竟窮極) 부존궤칙(不存軌則) Bultasa 2009.03.06 6843
20 신심명 55 계심평등(契心平等) 소작구식(所作俱息) Bultasa 2009.03.06 7481
19 신심명 56 호의정진(狐疑淨盡) 정신조직(正信調直) Bultasa 2009.03.06 7509
18 신심명 57 일체불유(一切不留) 무가기억(無可記憶) Bultasa 2009.03.06 7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