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지자무위(智者無爲) 우인자박(愚人自縛)

    지혜로운 이는 조작함이 없고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자기를 동여맨다.  


무위(無爲)의 반대는 유위(有爲)인데 어떻게 하는 것이 조작함이 없는 무위(無爲)이냐 하는 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이다. 어떤 사람이 발심해서 수행하여 정각을 이루겠다고 열심히 수행하는 사람이 있다. 글자 뜻대로 하면 이 사람이 하고자 하는 것이 인위적(人爲的)으로 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유위(有爲)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러면 이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고 자기 끈으로 자기를 묶는 자승자박(自繩自縛)하는 사람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 사람의 발심이 높은 자리에 오르겠다고 욕심을 내서 세워진 것인가? 순리에 따라 욕심 없이 세워진 것인가가 문제될 수 있다. 욕심으로 세워진 발심이면 유위가 되고 욕심 없이 순리로 세워진 발심이면 무위가 된다. 수행과정에서도 수행 방법을 남들과 다른 방법을 찾으려하는 것은 유위가 되고, 자기 의견을 세우려는 생각 없이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 열심히 수행하는 것은 무위가 된다. 수행도중 어떤 경지를 맛보았을 때 기뻐하거나 남들은 다 어떤 경지를 체험했다고 하는데 자기에게는 아무런 것도 일어나지 않았을 때 기뻐하거나 실망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유위이기 때문이고, 그에 대한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무위이기 때문이다. 수행을 유위적으로 하는 사람은 수행상에서 그의 감정의 기복(起伏)이 심하게 일어나지만 무위적으로 하는 사람은 꾸준하게 지속적(持續的)으로 평상심(平常心)으로 수행해 가게 된다.

똑같은 행위가 행위자가 가지고 있는 마음에 따라 무위가 될 수도 있고, 유위가 될 수 있다. 결과에 가서 보면 분명히 드러나지만 수행 초기와 중간에서는 분간하기 쉽지 않다.

이런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이 다 자는 한 밤중에 수행이 잘 되기 때문에 한 밤중에 수행한다고 하면 무위인가? 유위인가?

간화선 수행이 최고라고 한다. 무위인가 유위인가?

김치 맛이 최고라고 한다. 무위인가 유위인가?

이와 같이 유위와 무위는 분간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히 다르다.

지자무위(智者無爲) 우인자박(愚人自縛)이란 지혜로운 사람은 무위를 택하여 자연스럽게 일이 풀려가고,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의사로 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결과 스스로 자기가 택한 일에 얽매여 그에 구속되게 되어 일이 꼬여지고 근심 걱정이 심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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