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불이개동(不二皆同) 무불포용(無不包容)

    둘 아님은 모두가 같아서 포용하지 않음이 없다.


불이개동(不二皆同)이란 ‘둘이 아니라 함은 모두 같다’는 뜻이다. 즉 곧은 것과 굽은 것이 그 모양은 상반(相反)되지만 ‘둘이 아니고 모두 같다’라고 한 것이다. 이 표현이 의미하는 바는 곧은 것은 곧은 대로 굽은 것은 굽은 대로 그 가치가 있고 용도가 있으니 인격적인 면에서 보면 모두 같다는 말이다. 일체를 인격적으로 평등하다고 보게 되면 서로 상대를 존중하게 될 것이니 교류하지 못할 것이 없고, 수용하지 못할 것이 없으며, 포용(包容)하지 못할 것이 없게 될 것이다.

설명하기 위해 예를 들어보면, 옛날에 흑백(黑白)의 인격에 우열(優劣)이 있다고 차별하던 시대에는 곧은 것은 인정하고 굽은 것은 인정하지 않는 이분법적(二分法的)인 사유(思惟)의 사조(思潮)가 지배적이었기에 이 불교의 불이(不二)법문의 진리는 인정될 수 없었다. 이러한 역사적인 인연으로 흑백의 인격에 차별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아직도 잠재해 있으니 서로 교류하기도 어렵고 수용할 수도 없으며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많은 장애가 아직 남아 있다. 양자(兩者) 간의 자유와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인격 평등이 인식되고 생활화됨으로서 불이문(不二門)이 열리게 될 것이다. 불이문이 열림으로서 불이개동(不二皆同)이 될 수 있고, 불이개동(不二皆同)이 될 수 있을 때 무불포용(無不包容)이 될 것이다.

다양한 문화 인종 종교를 가진 사회에서 서로 다른 가운데서 다르지 않은 이치를 찾고, 그 인격을 서로 평등하다고 존중할 수 있을 때 신뢰가 성립되고, 그 신뢰 속에서 서로 교류할 수 있게 되어 신뢰는 더욱 쌓이게 될 것이다. 그 돈독한 신뢰 하에서 서로 수용하고 포용(包容)하지 못할 것이 없게 될 것이다.

단체와 단체, 국가와 국가 간에 서로 다르지만 서로가 가진 가치 면에서 보면 둘이 다르지 않으니 그 인격을 서로 똑같이 평등하게 취급하면 불이개동(不二皆同)이 될 것이요, 서로 상대의 인격을 존중함으로서 서로 신뢰할 수 있게 되어 다방면으로 서로 교류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교류를 통해 신뢰는 더욱 쌓여져 서로 상대를 포용하지 못할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무불포용(無不包容)이 될 것이다. 무불포용(無不包容)이 되면 조화(調和)의 극치를 이루어 원융무애(圓融無碍)하게 되어 양자(兩者)의 차별이 전혀 없는 하나가 되어 누구나 대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대도(大道)를 이루게 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의견을 다르게 하는 사람을 미워하기도 하고 멀리하려고 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면 서로 대립하고 투쟁하게 될 것이니 자유와 평화 그리고 대도와는 완전히 멀어지게 된다는 말씀이다. 상반(相反)된 의견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이해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종교 간에 서로 다르다고 해도, 인종 간에 서로 다르다고 해도, 현상은 비록 다를지라도 속을 보면 모두가 같은 이치에서 나온 것이고 평등한 인격체이니 서로 배척하거나 비방할 일이 아니라 그 가치를 인정하고 포용함으로서 상반(相反)된 양쪽이 상생(相生)될 수 있는 방법, 즉 함께 서로 상대를 살려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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