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허명자조(虛明自照) 불노심력(不勞心力)

    텅 비어 밝게 스스로 비취니 애써 마음 쓸 일이 아니다.  


‘일체불유(一切不留) 무가기억(無可記憶) 즉 일체에 머물지 아니하니 가히 새겨놓고 기억할 것이 없다.’ 고 한 것에서, 수많은 차별상 중에서 특별히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있고 집착하는 것이 있으면, 머물음이 있는 것이고, 기억할 일이 있는 것이라, 그에는 반드시 괴로움이 따르게 된다. 그러나 수많은 차별상 중에서 어느 것에도 특별히 마음 가는 것이 없다면 머물음이 없는 것이요 기억할 것도 없는 것이 된다.

이와 같이 일체 머물음이 없을 때 마음은 허공(虛空)과 같이 텅 비어있게 된다. 그리고 텅 비어 있으니 장애가 없어 자성(自性)이 밝게 저절로 비춰지니 애써 마음 쓸 일이 없게 된다는 말씀이다. 모든 것은 자성이 알아서 다하니 수고스럽게 애쓸 일이 없게 된다는 뜻이고 또 노심(勞心)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의미도 있다.

위 게송 35)에서 ‘임성합도(任性合道) 소요절뇌(逍遙絶惱) 자성에 맡기면 도와 합해져 소요(逍遙)자재하여 일체번뇌가 끊어진다.’ 라고 했는데 허명자조(虛明自照), 텅 비어서 밝게 저절로 비춰진다는 것은 임성합도(任性合道), 즉 성에 맡기면 도(道)에 합한다는 뜻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일체를 본성에 맡김으로서 대도(大道)와 합하고, 대도에서 텅 비어 밝게 저절로 비춰보는 눈이 열리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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