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불식현지(不識玄旨) 도로염정(徒勞念靜)

    현묘한 뜻을 알지 못하고 마음을 고요하게 하려고 애만 쓰는 구나.


순역(順逆)에 집착하는 사람이나 위순상쟁(違順相爭)하여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들이 지도(至道)의 현묘한 뜻을 알지 못하고 수고로이 마음을 고요히 하려고 애만 쓴다고 했다.


‘현묘한 뜻을 알지 못한다.’는 ‘현묘한 뜻’이 곧 지도(至道)의 뜻이고, 극락(極樂) 그리고 열반(涅槃)의 뜻이고, 이러한 경계는 세속적 욕망을 깨끗이 씻은 곳인데 그 욕망을 그대로 두고 참선한다고 앉아 있는 것은 공연한 헛수고를 하는 것이란 말씀이다.

예를 들면, 콜라(coke)를 좋아하는 사람이 마시고자 하는 마음과 마시면 안 된다는 마음이 서로 갈등을 일으켜 마음병에 걸려 있는 사람이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앉아 있어봐야 마음은 고요해지지 않고 공연히 수고만 한다는 말씀이고, 담배 술 등등도 그와 같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리 마음을 고요히 하고자 앉아 있어도 생각나는 것은 마음의 갈등 뿐이니, 그것을 도로(徒勞), 즉 공연히 수고만 하는 것이라 했다. 즉 마음이 고요히 될 수가 없다는 말씀이다. 이러한 사람에게 ‘지극한 도의 현묘한 뜻’을 알고자하면 마음에서 서로 다투는 위와 순(違順), 순(順)한 것과 거슬리는 것부터 먼저 다스려야 한다는 말씀이다. 세속적인 욕망이 있는 한 위순(違順)의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다스릴 수 없는 법이니 세속적인 욕망을 우선 제어해야만 위순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

위순(違順)도 위에서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사물이나 사람이 본래부터 나에게 따르거나 따르지 않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성격이 그 대상을 대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이 감정은 나의 과거의 경험에서 일어나는 것이니, 위순(違順)이 반드시 좋다 나쁘다 혹은 옳다 그르다. 라는 것과 전혀 관계가 없으니 위(違)도 순(順)도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아야 상쟁(相爭), 즉 서로 다투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말하자면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있으니까 담배를 보면 좋아하고 담배가 없으면 마음이 불안해져서 갈등을 일으키게 되니 마음을 고요히 하는데 장애를 주는 요소가 된다.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있는 한 이 위순상쟁(違順相爭)의 갈등을 면할 수 없다. 오직 담배를 철저하게 끊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수많은 종류의 위순상쟁의 갈등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그들을 오로지 행(行)으로 끊음으로서 어떠한 것이 눈앞에 나타났다고 해도 위순상쟁(違順相爭)의 갈등이 일어나지 않을 때, 비로소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수행에 임할 수 있다는 말씀이다.

습관에 의해 일어나는 마음의 병(病)은 그 습관을 그대로 두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거나 고요하게 할 수 있는 법은 없으니 나쁜 습관을 끊겠다는 원(願)을 세워 끊임없이 그 습관을 끊는 수행에 정진(精進)함으로서만이 가능하다. 수행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자기의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는 일에 원을 세우고 정진하는 것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흔히 있는 잘못된 습관은 화냄이다. 탐진치(貪瞋癡) 중 진애(瞋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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