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 송

放逸及失念 散亂不正知 방일급실념 산란부정지

不定謂悔眠 尋伺二各二 부정위회면 심사이각이


방일(放逸)과 실념(失念), 산란(散亂)과 부정지(不正知)이고, 부정(不定)에는 회면(悔眠)과 심사(尋伺) 두 가지가 있는데 이 두 가지에 각각 두 가지가 있다.


방일(放逸)과 실념(失念), 산란(散亂)과 부정지(不正知, 이 4가지 수번뇌는 제12송에서 시작한 20가지 수번뇌 중 마지막 4가지이다.


방일(放逸)은 자기 생명의 가치와 목적 그리고 능력을 알지 못하고 또 알려고 하지도 않고 물욕이나 애욕에 매달려 귀중한 세월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불교를 믿고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발심이 필요하다.

실념(失念)은 기억력을 상실하여 사물이나 경전의 말씀을 착각하는 마음이니, 치매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는 주변 사람들이 괴롭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여 매사에 의욕을 느끼지 못하는 마음이기도 하고, 도(道)를 닦는 일에 마음을 잃어 우울증 증세가 있는 마음이기도 하다.

산란(散亂)은 마음의 중심을 잃은 마음이다. 한 가지를 생각하려 하면, 그 주변 일에 관심이 쏠리고, 또 그 주변에서 주변으로 관심이 옮겨 지면서 핵심을 놓쳐 아무 일도 바르게 성사시킬 수 없는 마음이다.

이러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염불, 위빠사나선, 절, 사경 등을 열심히 하여 자기가 하는 일에 마음을 집중시키는 단련을 해야 한다.

부정지(不正知)는 불법(佛法)을 바르게 알지 못하면서 불법을 바르게 알고 있다고 착각해서 일으키는 마음과 언행이다. 제행이 무상하니 일을 하나 안 하나 무슨 차별이 있는가, 제법이 무아이니 내가 없는데 내가 할 일이 어디에 있는가라고 하는 등 불법을 잘못 이해하고 잘못 행하여 불법을 해손시킬 수 있는 마음이다. 불법을 전혀 모른다는 마음으로 바른 스승만나 처음부터 새로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상으로 12송에서 시작한 20가지 수번뇌 설명을 모두 마쳤다. 우리의 마음 작용을 이미 그 옛날에 이와 같이 분석하고 있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사실이다.


부정심(不定)에는 회면(悔眠)과 심사(尋伺) 두 가지가 있는데 이 두 가지에 각각 두 가지가 있다고 한 것은 회면(悔眠)과 심사(尋伺) 2가지가 양변으로 쏠릴 수 있으니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마음이다.

회면(悔眠)은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후회하여 잠자는 것,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 조용하게 하는 것은 잘하는 일이지만, 지나치게 후회하여 자기를 학대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며, 또 잘못할까 두렵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니다. 어느 정도가 가장 옳고 좋은 것인가는 사람의 업에 따라 다르니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다고 하여 부정(不定) 심소(心所)라 했다.

심사(尋伺)의 심(尋)은 심구(尋求)의 뜻으로 찾아내는 것을 말하고, 사(伺)는 사찰(伺察)의 뜻으로 도(道)를 구하고 찾고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니, 모두 착한 행위이지만 시간이 아깝다고 밥 먹는 시간이나 운동하는 시간도 절약하고, 다른 해야 할 일들도 하지 않으며 도를 구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이 지나치면 오히려 몸에도 마음에도 그리고 도에도 해가 된다. 어느 정도가 가장 적합한 심사인지는 사람마다 다르니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다고 하여 부정(不定) 심소(心所)라 했다.


이상으로서 제8송에서 시작된 제삼능변식 [ 6식, 의식(意識), 제6식]의 심소(心所)에 대한 설명을 마쳤다. 심소(心所)란 제6의식에 의지해서 일어나는 행위이다.

 처음에 오변행심소라 하여 촉(觸), 작의(作意), 수(受), 상(想), 사(思)의 마음 작용이 모든 사람에게 그리고 근기의 고하에도 차이 없이 이 의식에 의지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으로 오별경심소라 하여 욕(欲), 승해(勝解), 염(念), 정(定), 혜(慧)의 수행 덕목은 사람마다 근기 따라 다르므로 오별경(別境) 심소라 하고 필요한 수행과정을 설명했다.

그 다음으로 11가지 선(善)의 심소, 6가지 근본번뇌 심소, 20가지 수번뇌 심소, 그리고 4가지 부정(不定) 심소를 설명함으로서 제3능변식 중 심소에 대한 설명을 모두 마쳤다.

다음 15송에서 5식(識)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상세하게 선(善)과 불선(不善)에 대한 마음작용을 설명하는 목적은 우리들의 마음작용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알아서 이들을 알아차리고 돌려서 마음을 청정하게 하고, 청정하게 함으로서 전화위복(轉禍爲福), 즉 나쁜 마음을 돌려 복이 되는 마음으로 바꾸게 하고자 함에 있다.


지난주 강의에서 수번뇌에 관한 설명을 마치고 부정심(不定心)에 관해 설명했다. 부정심이란 정한 마음이 없다는 것인데, 예를 들면 자기가 하지 않았거나 잘못한 일에 대해 참회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참회하는 방법이 자신을 학대하거나 우울증 내지 체념에 걸릴 정도로 자신을 이끌어 가는 것은 잘못이니 그 사정에 알맞은 참회라야 하니 정한 바가 없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도(道)를 구하는 마음을 세워 정진하는 것도 당연한 구도정신이지만, 육체적 건강을 무시하고 정진에 일념하는 것은 지속적인 수행이 될 수 없음으로, 이것도 역시 어느 선이 적정(適正)한 가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부정심(不定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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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유식30송 해설(전문) Bultasa 2009.03.02 274626
35 唯 識 三 十 頌 (한문) Bultasa 2009.03.04 10078
34 유식30송의 대의 Bultasa 2009.03.04 9978
33 유식30송의 개요 Bultasa 2009.03.04 10295
32 유식30송 제30송 此卽無漏界 不思議善常 安樂解脫身 大牟尼名法 Bultasa 2009.03.04 10578
31 유식30송 제29송 無得不思議 是出世間智 捨二粗重故 便證得轉依 Bultasa 2009.03.04 10918
30 유식30송 제28송 若時於所緣 智都無所得 爾時住唯識 離二取相故 Bultasa 2009.03.05 9945
29 유식30송 제27송 現前立少物 謂是唯識性 以有所得故 非實住唯識 Bultasa 2009.03.05 10054
28 유식30송 제26송 乃至未起識 求住唯識性 於二取隨眠 猶未能伏滅 Bultasa 2009.03.05 10334
27 유식30송 제25송 此諸法勝義 亦卽是眞如 常如其性故 卽唯識實性 Bultasa 2009.03.05 10897
26 유식30송 제24송 初卽相無性 次無自然性 後由遠離前 所執我法性 Bultasa 2009.03.05 10274
25 유식30송 제23송 卽依此三性 立彼三無性 故佛密意說 一切法無性 Bultasa 2009.03.05 9513
24 유식30송 제22송 故此與依他 非異非不異 如無常等性 非不見此彼 Bultasa 2009.03.05 11246
23 유식30송 제21송 依他起自性 分別緣所生 圓成實於彼 常遠離前性 Bultasa 2009.03.05 10553
22 유식30송 제20송 由彼彼遍計 遍計種種物 此遍計所執 自性無所有 Bultasa 2009.03.05 10671
21 유식30송 제19송 由諸業習氣 二取習氣俱 前異熟旣盡 復生餘異熟 Bultasa 2009.03.05 12504
20 유식30송 제18송 由一切種識 如是如是變 以展轉力故 彼彼分別生 Bultasa 2009.03.05 14780
19 유식30송 제17송 是諸識轉變 分別所分別 由此彼皆無 故一切唯識 Bultasa 2009.03.05 13955
18 유식30송 제16송 意識常現起 除生無想天 及無心二定 睡眠與悶絶 Bultasa 2009.03.05 14219
17 유식30송 제15송 依止根本識 五識隨緣現 惑俱惑不俱 如濤波依水 Bultasa 2009.03.05 14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