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 송

是諸識轉變 分別所分別 시제식전변 분별소분별

由此彼皆無 故一切唯識 유차피개무 고일체유식


이 모든 식(識)이 분별하는 자와 분별되는 자를 전변(轉變), 움직여서 변화를 일으키므로 이것과 저것은 모두 없는 것이니 일체가 유식(唯識)이다.


시제식(是諸識)이란 이 모든 식(識)이다. 이 모든 식(識)은 제8 아뢰야식, 제7 말나식, 제6 의식, 및 전오식(前五識)이다. 전 오식은 능히 변화를 주도하는 의식은 아니기에, 제6 의식에 포함된다. 그러므로 제8, 7, 6식이 변화를 능히 주도하는 세 가지 능변식이다.

시제식전변(轉變)의 전(轉)은 여덟 가지 식이 주체가 되어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고, 변(變)은 제식(諸識)의 작용에 의해 변화되는 대상이다. 전(轉), 움직이는 주체는 식(識)이니 인(因)이 되고, 변(變)은 식(識)의 대상인 연(緣)이 변(變)해지는 것이니 과(果)이다. 이렇게 볼 때 전변(轉變)은 인과(因果)론이고, 만물(萬物)의 성주괴공의 원리로서 제식(諸識)의 무수한 작용에 의해 삼라만상(森羅萬象)이 변해 간다는 진리를 표현하고 있다.

식(識)이 본래는 주객이 없는 하나였는데 오랜 세월 동안에 있었던 업의 종자들이 아뢰야식에 쌓이고, 말나식이 이에 의지하여 자기중심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주체가 되면서 객체와 이분화(二分化)되게 되었다. 이 이분화를 주도한 주체가 삼 능변식이기에, 분별하는 주체인 제식(諸識)과 제식(諸識)이 분별하는 대상인 삼라만상이 전변(轉變)하게 되었다는 말씀이다. 그리고 너를 분별하는 주체는 나의 제식이고, 나의 제식이 분별하는 대상은 너이다. 그리고 분별하는 제식은 인(因)이 되고 분별되어지는 소분별(所分別)은 연(緣)이 되며 제식(諸識)의 전변(轉變)의 결과로 생기는 것은 과(果)이다. 식의 전변(轉變)하는 작용이 분별심을 일으켜 주체와 객체로 이분화하고, 또 분별하는 자와 분별되어 지는 자의 변화를 초래하게 한다는 말씀이다.

인과 연이 만나는 것을 인연(因緣)이라 하는데, 인연이 만나면 반드시 무엇인가 싹이 트게 되어 있다. 이것이 인연의 결과이다. 이 때 인은 항상 내가 되고 연은 네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흔히 상대방의 잘못을 보기 쉽고, 상대방이 바꾸어주기를 원하나 바꾸어지지 않으므로 불만과 갈등의 원인이 된다. 제식(諸識) 전변(轉變)의 의미와 인연(因緣)법을 바르게 이해하고 행하지 못해 생기는 불화(不和)는 항상 불안(不安)을 낳는다.

제식(諸識) 전변(轉變)은 내 마음이 먼저 움직임으로서 상대방이 변해진다고 했으니 내 의식을 우선 바르게 움직이도록 해야 하는 것이 도리이다. 인연법에 있어서도 연을 탓하기 전에 종자인 인을 개량하도록 하는 것이 순리이다. 

그리고 분별하는 자에 의해 그 대상은 분별당하는 것이니 나의 의식이 분별하는 주체가 되고 그 대상이 분별을 당하는 경계가 된다. 분별되어지는 것은 분별하는 자의 심성(心性)에 의해 분별되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분별되어지는 대상의 진실과는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유차피개무(由此彼皆無) 고일체유식(故一切唯識)

이것과 저것이 모두 없으므로 일체가 오직 식(識) 뿐이다. 이것은 움직이는 자, 분별하는 자이고 저것은 변화되는 자, 분별을 당하는 자이다. 분별을 하는 자는 제식(諸識)이고 분별을 당하는 자는 경계이다. 그런데 분별(分別)을 하는 나나, 나에 의해 분별되어지는 너는 원래 능소(能所)가 없는 하나였으나 전생에서부터 지금까지 쌓여온 나의 업식(業識)에 의해 분별되어지는 나고 너이지 실재하는 나도 아니요 실재하는 너도 아니니 차피(此被)가 다 무(無)이다. 그러므로 일체만상은 항상 움직이는 제식(諸識)에 의해 조작되는 것일 뿐이라 하여 일체유식(一切唯識)이라 했다.

제15송 수연현(隨緣現)을 설명할 때 말씀드린 바를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주체인 오관(五官)이 사물을 접할 때 좋다거나 나쁘다는 생각을 그 순간에 일으키는데 그 감정은 오관 각각,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의 건강상태, 작용하는 힘, 분별하는 분별력, 뇌의 정상적인 기능 등과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 등 오식(五識)이 안이비설신이 색성향미촉과 접촉될 때 이들을 의식하고 감별하는 기능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또 객체, 즉 연(緣)인 대상은 색성향미촉(色聲香味觸)의 다섯 가지 경계이지만 그들이 존재하는 공간의 조건, 빛, 온도, 습도(濕度) 등의 조건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또 이 감정은 말나식의 염정(染淨)의 정도와 아뢰야식에 저장된 종자들의 업력에 따라 그 대상을 접촉할 때 느끼는 감정이 다를 수도 있고, 제6 의식이 대상을 보고 추론하거나 인식하는 습관, 그리고 자기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업장을 소멸하기 위한 수행력 등등을 감안할 때 주체인 제식(諸識)은 제식대로 찰나찰나 변함으로 이것이 주체다. 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없고, 객체는 객체대로 이것이 객체라고 내 세울 수 있는 것이 없으므로 주객(主客)이 개무(皆無)라고 하고, 제식(諸識)은 순간마다 변하고, 그 자체가 완적하지는 않으나 자신을 비롯하여 일체법의 변화를 일으키는 주재자(主宰者)임으로 일체법(一切法) 유식(唯識), 즉 일체법의 변화는 식에 의할 뿐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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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唯 識 三 十 頌 (한문) Bultasa 2009.03.04 10060
34 유식30송의 대의 Bultasa 2009.03.04 9958
33 유식30송의 개요 Bultasa 2009.03.04 10275
32 유식30송 제30송 此卽無漏界 不思議善常 安樂解脫身 大牟尼名法 Bultasa 2009.03.04 10560
31 유식30송 제29송 無得不思議 是出世間智 捨二粗重故 便證得轉依 Bultasa 2009.03.04 10897
30 유식30송 제28송 若時於所緣 智都無所得 爾時住唯識 離二取相故 Bultasa 2009.03.05 9930
29 유식30송 제27송 現前立少物 謂是唯識性 以有所得故 非實住唯識 Bultasa 2009.03.05 10032
28 유식30송 제26송 乃至未起識 求住唯識性 於二取隨眠 猶未能伏滅 Bultasa 2009.03.05 10319
27 유식30송 제25송 此諸法勝義 亦卽是眞如 常如其性故 卽唯識實性 Bultasa 2009.03.05 10879
26 유식30송 제24송 初卽相無性 次無自然性 後由遠離前 所執我法性 Bultasa 2009.03.05 10258
25 유식30송 제23송 卽依此三性 立彼三無性 故佛密意說 一切法無性 Bultasa 2009.03.05 9499
24 유식30송 제22송 故此與依他 非異非不異 如無常等性 非不見此彼 Bultasa 2009.03.05 11229
23 유식30송 제21송 依他起自性 分別緣所生 圓成實於彼 常遠離前性 Bultasa 2009.03.05 10539
22 유식30송 제20송 由彼彼遍計 遍計種種物 此遍計所執 自性無所有 Bultasa 2009.03.05 10657
21 유식30송 제19송 由諸業習氣 二取習氣俱 前異熟旣盡 復生餘異熟 Bultasa 2009.03.05 12484
20 유식30송 제18송 由一切種識 如是如是變 以展轉力故 彼彼分別生 Bultasa 2009.03.05 14761
» 유식30송 제17송 是諸識轉變 分別所分別 由此彼皆無 故一切唯識 Bultasa 2009.03.05 13944
18 유식30송 제16송 意識常現起 除生無想天 及無心二定 睡眠與悶絶 Bultasa 2009.03.05 14206
17 유식30송 제15송 依止根本識 五識隨緣現 惑俱惑不俱 如濤波依水 Bultasa 2009.03.05 13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