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2007.02.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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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반드시 죽어야한다. 그러나 죽을 줄을 모르는 것이 우리들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암이나 중풍 등 중한 병으로 고통 받는 것을 우리는 본다. 그러나 그러한 병이 나의 병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하여 전혀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술 중독 노름 중독 마약 중독 등의 중독 증세로 고통 받는다. 그러나 그러한 중독이 나 혹은 나의 가족 한 사람의 중독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하여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 사람이다.

이러한 증세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의 죽음을 재촉하는 일이다. 이러한 죽음은 자기에게도 슬픈 일이요 유족들에게는 더욱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일을 당하는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흐르고 있는 물결을 헤쳐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스스로도 헤쳐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줄도 모른다. 그러하니 죽음의 길은 더욱 깊어만 간다.

우리는 건강할 때 자기의 죽음을 상상하고 자기가 죽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가상하여 생각하여 보고 자기의 죽은 시신을 시신 밖에서 바라보고 있으면 자기의 현 모습과 마음 상태, 그리고 자기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사실대로 알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하여 얻어진 자기에 대한 앎은 자기의 병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이미 생긴 병의 원인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병의 근본 원인을 발견하게 되면 물론 치유가 가능한 것이다.

이와 같이 얻은 자기에 대한 앎은 자기의 삶의 가치를 높이고 이웃을 귀중하게 보는 눈이 열리게 되며 자기의 성격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그리고 금생의 죽음 후에 오는 내생에 대한 준비를 부지런히 할 수 있게 된다. 자기가 살아 있다고 하는 사실 하나가 너무나 귀중하고 고맙기 때문에 살아 움직이는 것이 모두 즐거운 일임을 알게 되고 명맥(命脈 직업)을 세워 유지 보존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게 한다. 여기에는 어떠한 부정(不淨)도 용납되지 않는다. 명맥은 다음 생을 이어가게 하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자기에 대한 죽음을 철저히 경험하면 할수록 자기 성품의 깊은 내면세계를 알 수 있게 되고 그 성품과 인연된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한 참회를 하게 된다. 참회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마음이 가벼워지고 시원하여 진다.

모든 병은 마음에서 원인된 것이니 마음에서 맺어진 원인이 풀리면 병은 서서히 쾌유될 수 있다.

죽음은 많은 중병도 고칠 수 있는 양약이 될 수 있을지 모르나 본인에게는 너무나 무서운 방법일지도 모른다. 자기가 죽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항상 무섭고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할 수 만 있으면 좋은 약이 되고 경험이 될 것이다.


2003. 10. 21.
시카고 불타사 주지 현성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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